[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행보가 거침없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침묵하고 있다. 때문에 그 배경이 궁금하다.
22일 롯데그룹은 "신 회장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소공동 롯데백화점 26층 집무실로 출근 한 뒤 여러 사안에 대해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그날 그날 발생한 모든 일에 대해 참모들로부터 아침 회의 시간동안 보고를 받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또 롯데그룹의 관련입장에 대해서는 참모들과의 논의를 거친 뒤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간 경영권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면세점 특허 재승인 심사도 하루 하루 다가오고 있다.
기한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3곳(롯데 소공동점·월드타워점, SK 워커힐점)을 대상으로 롯데와 SK네트웍스, 두산, 신세계 4개 기업이 경쟁 중이다. 기존 면세 사업권을 지키려는 자(롯데, SK네트웍스)와 이를 새로 빼앗으려는 자(두산, 신세계)간의 전쟁이다. 관세청은 11월 초 프레젠테이션(PT) 평가를 거쳐 12월말 최종 낙찰 기업을 발표한다.
업계는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심해질수록 (면세점을 지키는데) 경쟁사에 점점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면세사업은 신 회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핵심사업이다. 재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호텔롯데 상장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신 회장도 경영능력이라는 측면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거대한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롯데그룹의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배구조에 칼을 빼 들었던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제2롯데월드는 완공까지 1년여를 남겨두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제2롯데월드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신 회장의 경영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15일 롯데월드몰 개장 1주년에도 신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제2롯데월드는 신동빈號의 현안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서다. 그는 경영권 1차 분쟁이 막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8월 3일,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인사차 들른 데 이어 롯데월드타워 107층 공사현장을 찾았다. 그만큼 신 회장이 제2롯데월드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까지 신 회장은 소송이 예정된 오는 28일까지 대외일정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모든 사안을 챙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가족간 일어나는 일이라 신 회장이 직접적으로 입장을 내놓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롯데그룹은 향후 법정 소송을 통해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기본 방침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