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건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가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은 언제 어디서 열리고, 누가 참석하는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두 회사의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합병사 제일모직과 피합병사 삼성물산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두 곳 주총 중 특히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삼성물산이다. 7.12%의 지분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외치며 합병 저지를 나선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버티고 있는 곳이어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아직 찬반 입장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표가 많아 삼성물산에서의 합병 안건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제일모직 주총에서는 합병승인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당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회의실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주총장에는 삼성물산 핵심 임원진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자리에는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재정총괄(CFO)인 이영호 부사장 등 사내이사와 이종욱, 이현수, 정규재, 윤창현 등 4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총 전체 진행은 최치훈 사장이 맡는다"라며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사외이사 4명 모두 주총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최선언과 함께 시작되는 이날 주총은 ▲합병계약서 승인 ▲현물배당 ▲정관변경(주총결의를 통한 중간배당) 등 3개의 안건 처리를 하게 된다.
합병계약서 승인은 삼성 측에서, 주주들의 요구로 포함된 현물배당 및 정관변경 등은 반대 측에서 찬성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이 생각하는 베스트 시나리오는 표결 결과 첫째 안건은 찬성, 둘째 셋째 안건은 반대로 나오는 것이다.
이날 주총에서 개별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참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하며, 이 찬성표가 전체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을 넘어야 한다.
또 관심사는 가장 중요한 안건인 합병승인을 관철시키려는 삼성 측 외에 합병 무산을 시도하는 반대 측에서는 누가 참석할지다.
현재 합병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곳은 엘리엇 외에 삼성물산 지분 2.11%를 들고 있는 일성신약 등이다.
법무법인 넥서스가 엘리엇 측 대리인으로, 또한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위임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루츠알레 측에서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엇 측에서는 직접 참석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합병비율을 근거로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일성신약도 회사차원에서는 주총에 참석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적극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한 윤석근 대표 참석 여부는 내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일성신약 윤석근 대표는 "회사 차원에서 주총에 직접 참석해 투표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도 "내가 직접 참석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오늘 상황을 지켜본 뒤 내부적으로 협의를 해 참석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11.21%를 보유해 사실상 캐스팅 보트로 평가받는 국민연금공단이다. 국민연금이 그간 다른 주총에서는 서면을 통해 안건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다.
그런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0일 연 투자위원회 직후 "17일 주총장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직접 참석을 암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를 통해 합병 찬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비치지는 않은 상황이기에 이례적으로 주총에 참석해 직접 의사를 밝힐지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참석 여부는 현재까지는 미지수다.
공단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방법과 관련해 아직 검토 중"이라며 "수탁사 대리인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단에서 직접 참석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공단은 통상 서면으로 안건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다"고 답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주총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많은 주주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다.
5층 회의실 외에 별도로 4층에 300~400석 규모 공간을 마련해 주총 현장을 생중계할 계획이다. 더불어 원활한 언론 보도를 위해 같은 층에 120석 규모의 기자실을 별도 마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