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이 미국 지폐의 여성 인물 도안 도입 문제에 대해 미 재무부에 10달러 지폐의 알렉산더 해밀턴 전 재무장관보다 20달러 지폐의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을 버리라고 요구했다.
그는 22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블로그에 올린 ‘잭, 아니라고 말해주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의 10달러 지폐 여성 인물 도안 교체 계획에 깜짝 놀랐다”며 “여성 인물 도입은 좋은 생각이지만, 해밀턴 전 장관이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초대 재무장관인 해밀턴 전 장관은 미국 역사상 가장 선견지명이 있는 경제정책 입안자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잭슨 전 대통령(재임 1929~1937년)은 매력적이지 못한 자질만 많은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잭슨 전 대통령은 미국 중앙은행 설립에 반대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 블로그에 “미 중앙은행 관점에서 본 내 의견으로는 잭슨 전 대통령은 아마도 자신의 얼굴이 연준이 제작하는 지폐에서 빠져도 괜찮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도 해밀턴 전 장관은 미 헌법 제정을 돕고 문제가 많은 13개 주를 하나의 경제 단위로 묶은 것을 도왔다며 극찬했다. 유럽에서 유로를 사용하는 19개국이 당시 미국 상황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어 버냉키 전 의장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게 미국 전기 작가 론 처노가 2004년 쓴 해밀턴 전 장관의 전기를 추천한 바 있다.
지난 주 미 재무부는 1929년부터 제작된 해밀턴 전 장관의 얼굴이 들어 있는 10달러 지폐에 여성 인물을 넣는 계획을 발표했다.
흑인여성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로자 파크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엘리노어 루스벨트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재무부는 10달러 지폐에서 해밀턴 전 장관을 없애지는 않고 10달러를 2종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조쉬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보안 기능을 강화한 새 도안을 위해 관계 당국들이 10달러 지폐를 재검토하는 것”이라며 “이 맥락에서 10달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