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연초부터 고용 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의 고용률 70%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올해 1분기 64.9%에 그쳤다. 미국(68.1%) 일본(72.7%) 등 주요국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7년까지 15~64세 고용률을 70%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도별 목표치는 2014년 65.6%, 2015년 66.9%, 2016년 68.4%, 2017년 70%으로 매년 고용률이 가파르게 상승해야 달성 가능하다.
지난해의 경우 고용률이 65.3%를 기록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53만3000명)은 예년에 비해 10만~20만명 가량 확대됐지만, 목표치에 도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부터가 더 큰 문제다. 정부는 앞으로 취업자 수가 매년 60만명 이상 증가해야 고용률 7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분기 고용 시장은 지난해보다 활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은 ▲1월 34만7000명 ▲2월 37만6000명 ▲3월 33만8000명 등으로 3개월 연속 30만명 대를 기록했다. 지난해(1월 70만5000명, 2월 83만4800명, 3월 64만8500명)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연령 계층별로 고용의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1분기 중 취업자 수는 50대(+17만7000명)와 60대 이상(+19만2000명)에서 크게 늘었지만 30대(-600명)와 40대(-4만7000명)에서는 오히려 감소했다. 20대 취업자 수도 3만8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15~29세 청년층 고용률(40.8%) 최근 몇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청년층 실업률(10.3%)은 지속적으로 악화돼 올해 들어 10%대를 돌파했다.
향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도 잇따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일부 기관들은 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고용률 70% 목표 달성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작년에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했던 것은 기업의 고용 수요가 늘어서였다기 보다는 공급 측면에서 베이비붐 세대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본부장은 "50~60대 위주의 고용증가 현상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고, 앞으로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올해는 50만명 이상의 취업자 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시장의 위축 조짐으로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올해 목표(66.9%) 달성을 위해서는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만명 대는 돼야 하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추세로 간다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통해 고용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하반기 경기 상황이 불투명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올해 중반쯤 추경(추가경정예산)이 투입된다면 고용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