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은행으로 분류돼 있는 농협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권 경쟁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2006년 말 기준 사상최대 순익을 올려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여기에 힘입은 농협은 외환은행 인수 추진,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NH투자증권의 대형화, 초일류 농축산물 유통그룹 선포 등 업무영역의 다각화 및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No.1 금융·유통 리더’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농협은 지난 7월5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중 하나인 피치로부터 A+ 등급을 받았다. 이는 국민은행과 산업은행, 기업, 수출입 은행과 동일한 등급으로 국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농협의 총 자산 규모의 경우 2006년 말 기준 23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 상반기 대출금이 96조9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조27억원보다 11.90%·10조27억원이나 증가했다. 또 총 수신의 경우 113조4천5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5조3백50억원보다 18.94%·18조원 가량 늘려 나가는 등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의 수신 증가율이 5%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을 엿볼수 있다.
이와함께 충담금적립전이익 1조8천억원을 비롯해 당기순이익 1조7백여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총자산이익률(R.O.A) 1.45%, 자기자본순이익률(R.O.E) 22.68%을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71%P, 10.27%P가 늘어났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N.I.M)은 2.31%로 지난해 2.63%보다 0.32%가 줄어들어 돈장사 재미는 덜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과 무수익여신의 경우 올 상반기에 각각 0.87%P, 0.66%P를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의 1.20% 0.82%보다 0.33% 0.16%가 줄어드는 등 건전성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역시 12.31%로 지난해의 12.01% 보다 0.30%P가 늘어났다.
종합금융서비스 제공
농협의 이같은 약진은 농업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차질없이 지원하기 위한 보험 카드 증권 등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농협보험은 생명보험 1조원, 손해보험 5천억원 등 신계약신규보장성 보험료 부문에서 올해 빅3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농협보험은 생명 화재 농업보험이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종합보험으로 발돋움 했으며 2006년 말 기준으로 자산 22조원, 수입보험료 7조3천여억원으로 국내 25개 생명보험사 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협이 2003년 5월이전까지 ‘보험’이라는 용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실로 비약적인 발전이다.
농협은 전국에 5200여개의 보험영업점이 있으며 임직원 또한 10만명에 달한다. 취급하는 상품도 생명보험으로 종신 연금 어린이 질병 등이 있으며 손해보험으로는 화재보험과 교통안전보험, 해상적하보험 등이 있다. 또 농협인의 산재보험에 해당하는 농업인안전 농기계 가축 농작물재해보험이 있어 이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여·수신 문제가 자연스럽게 농협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자본시장통합법이 7월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우려되고 있는 은행예금의 증권사 이동에 대비한 NH투자증권의 몸집 불리기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의 BIG5 진입을 위해 유상증자 실시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규모를 5천억원 수준으로 확충하는 한편, 다른 증권사의 인수 및 합병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다 1984년부터 취급하기 시작한 NH카드(농협카드)의 경우 일반 고객과 농촌지역의 농민, 공무원, 지역특화의 부문별로 100여종을 상회하고 있을 정도다. 이가운데 올 3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옴니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농협금융의 발전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옴니카드’는 문화공연 렌터카 국제전화 해외로밍 등에 할인혜택이 있으며 서비스 종류별로 3가지 카드가 있다.

신용·경제 동반상승에 촛점
정부는 농협금융(신용)의 이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매년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경제(유통)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2017년까지 농협중앙회를 중앙회(교육 지원), 경제(유통), 신용(금융) 3개 법인으로 분리한다. 농민을 대신해 농산물을 수탁 판매하기 위해 시작된 유통사업이 저품질의 물품을 비싸게 구입해 되파는 과정에서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부문의 적자를 신용 부문에서 발생한 이익금으로 메꿔주고 있어 ‘동반추락’보다는 신용과 경제를 분리해 ‘동반순항’하도록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들 법인이 독자생존하기 위해서는 중앙회 3조2천여억원, 경제 4조2천여억원 신용 9조7천여억원 등 총 17조여원의 자본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6년 말 기준 농협의 자본금이 9조2천8백여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8조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자기자본비율을 12%로 유지하면서 연 평균 8천여억원의 자본금을 축적한다는 가정하에 10년이란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협은 이 기간동안 필요한 자금모금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경제사업 활성화에 4조6천여억원을 투입해 산지 농산물의 60%, 소비지 농산물의 15%를 책임지고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조합공동사업법인 100개, 품목조합 50개, 광역합병조합 30개, 선도조합 400개, 시·군단위 연합마케팅조직 100개 등 680곳의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관리·감독하기 위해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경제사업활성화위원회를 통해 3년마다 분리 작업을 종합평가할 계획이다. 평가 항목은 농협 신용부문이 은행건전성 척도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2%를 충족하는지와 자본 확충에 차질이 없는지, 경제사업 자립의 진척도 등을 따져본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농협 관계자는 “종합금융기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투신사 설립과 증권사 인수 등 다각화와 규모화에 힘쓰고 있다”며“지난해 자기자본비율도 2005년 11.81%보다 0.53%p 높아진 12.34%로 건정성 등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