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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몸과 영혼을 잠식하는 ‘집단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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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불안, 정치적 혼란...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문제로 이어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비상계엄 사태 후 혼란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 등 정신적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1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2%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트라우마 경험이 있다' 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무너지는 일상생활

 

의료계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의한 정신적 충격을 ‘집단 트라우마’로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각종 통계에 의하면 계엄 사태 이후 불면증과 가슴 두근거림, 분노와 무력감 등으로 일상 생활의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증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위자료 청구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10명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윤 대통령이 퇴진하는 방법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최근 온종일 뉴스와 유튜브를 시청하며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가 늘었고, 군인·경찰 등의 공직자들은 도덕적 손상에 따른 울분과 우울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후진적 쿠데타로 인한 국가 위상, 자부심의 저하를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고,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로 인해 현실의 안정과 생업에 대한 위협감도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계엄 이후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강한 충격으로 인해 안전이 위협받은 과거의 기억이 자극돼 고통을 느끼게 된 것으로 설명하며 정신적 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더욱 심각한 증상이 관찰된다고 밝혔다.

 

작은 소리나 자극에도 깜짝 놀라거나 계엄상황이 반복해서 생각나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악몽으로 잠을 자주 깨거나 수면 중 불안감으로 계속 깨어나 뉴스를 확인하며 생긴 불면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4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국가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경우 사건의 해결이 정신적 상처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개최한 국가폭력 트라우마 국제회의에서 가해자 불처벌이 국가폭력 생존자와 가족의 심리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에서 오수성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5·18이 38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보상만이 이뤄졌을 뿐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며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은 것은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지속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한 국민의 집단 트라우마를 우려한 의사 집단인 ‘국민공동체 치유와 복원을 바라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일동’ 또한 선언문을 통해 “정신의학적으로 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두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며 “첫 번째는 ‘피해자의 신속한 안전 확보’이며, 두 번째는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는 정의로운 해결’이다”고 언급했다.

 

 

두통, 발열, 노화까지...신체적 문제 증가

 

이처럼 정치 사회적으로 공포와 불안을 증가시키는 사건과 분위기는 개인의 정신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북한 핵실험이 발생했던 2016년을 집중 연구해 전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청소년의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지난해 12월12일 밝혔다.

 

더크 베스만(Dirk Bethmann)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보험 연구원 조재일 박사는 2016년 북한에서 두 차례 핵실험이 발생했던 시기를 기준으로 북한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건강 상태를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중차분법을 활용해 군사 경계 수준이 높아진 지역의 청소년을 실험 집단으로, 타 지역의 청소년을 통제 집단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2016년 북한 접경 지역 청소년 집단에서는 2014년과 2015년에 비해 우울 증상(3.7%)과 공격성(5.5%)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두통(6.8%)이나 발열(5.4%) 같은 신체적 문제의 증가도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경우 같은 집단 남성 청소년 대비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여성 청소년의 공격성은 8.0%, 두통은 11.4%, 발열은 12.9%로 남성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수치가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시기 북한 접경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체감한 전쟁 위험의 증가로 발생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문제로도 이어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계층적 양극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 같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들도 구성원들의 집단적 우울증 발생을 높일 수 있다. 사회적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는 신체적 건강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두뇌 행동 및 면역 건강(Brain Behavior &Immunity-Health)’에서 차별을 많이 경험할수록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차별을 분자 수준 변화와 연결, 노화 관련 질병·사망 차이의 잠재적 근본 원인을 밝힌 것으로 연구를 진행한 쿠에바스 교수는 “차별 경험이 노화 과정을 앞당기고 질병·조기 사망률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국 중년 연구(MIDUS)의 2,000여 명 설문 조사와 혈액 DNA 메틸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결론을 도출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에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대사 물질인 메틸기가 달라붙는 현상을 의미한다. 생물학적 노화의 속도와 진행을 정량화하는 측정 지표로 쓰인다.

 

설문은 식당이나 상점에서 차별받거나 욕설을 듣는 등의 일상적 차별, 사회적 적대감과 취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차별, 상사가 인종적, 성적 비방이나 농담하는 등의 직장 내 차별로 구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차별 경험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과 관련이 있고, 차별을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은 차별을 덜 경험한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 일상적 차별과 중대한 차별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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