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한창희 칼럼

【한창희 칼럼】 저출산의 근본원인은 ‘식구’의 개념이 소멸돼 가는 데 있다

URL복사

최근 한국가정의 위기가 심각하다. 식사를 같이 하는 ‘식구’의 개념이 사라지니 가족, 가정의 중요성도 사라져 간다. 가정이 서서히 소멸되어 가고 있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식구(食口)는 ‘밥을 같이 먹는 사람’, 가족이란 뜻이다. ‘한솥 밥을 먹는 식사 공동체’다. 그래서 남에게 자기 아내를 ‘우리 식구’라고 소개한다.


한 집에 살아도 함께 밥을 먹지 않거나, 식사할 기회조차 없으면 엄밀히 말해 ‘동거인’이지 ‘식구’가 아니다. 


고된 이민 생활속에서도 6남매를 모두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대에 보내, 미국 최고 엘리트로 키운 전혜성 여사가 생각난다. 그녀는 자녀 교육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식사는 가족이 함께 했다”며 ‘밥상머리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성교육은 밥상머리 대화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가정에서 인성교육이 사라지니 사회 분위기도 바뀌었다. 인간 본연의 정은 사라지고 돈과 실리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각박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요즘 우리 생활을 들여다 보면 ‘식구’가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다. 같이 식사할 기회조차도 없다. 


아침에는 빵 한조각에 우유 한잔 마시고 허둥지둥 나가기 바쁘다. 저녁 귀가시간도 서로 달라서 함께 식사는 커녕, 언제 귀가했는지도 모르고 각자 방에서 잠자기에 바쁘다. 이런 일상의 연속이니 ‘밥상머리 대화’는 고사하고, ‘식구’고 ‘동거인’이고 며칠간 얼굴을 못 볼 때도 허다하다.


197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늦게 귀가하는 ‘식구’를 위해 아랫목에 담요를 깔고 밥을 묻어 두곤 했다. 


밥의 온도는 곧 사랑의 온도다. 가족이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주부는 뜨끈한 국과 따뜻한 밥을 챙겨 주었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뜨끈한 국과 따뜻한 밥을 챙겨 준다는 것은 부부간에 서로가 상상하기 어렵다. 부인이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남편이 밤늦게 들어와 밥달라고하면 이 시간까지 밥도 못 먹고 뭐했냐고 핀잔주기 일쑤다. 


부부가 함께 식사하는 것은 휴일 정도 뿐이다. ‘식구’가 아니라 ‘동거인’에 불과하다. ‘밥상머리 대화’가 거의 없다. 남편이 그야말로 ‘남의 편’이다. 신세대는 골치 아프게 결혼 왜 하냐며 혼자 살고 싶단다. 결혼 연령이 차차 늦어지더니 이제는 아예 혼자 사는 독거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옛날에는 가족이 가장(家長)의 위압적인 언사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요즘은 가장의 권위는 고사하고 가장의 존재 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식구’와 가정의 개념이 무너져 내렸다. 특히 은퇴하거나 퇴직후 일자리를 잃은 가장의 경우는 가정 내 천덕꾸러기 신세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식구의 개념’이 사라지고 가정이 무너져내려 가는 데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적 문제의식도 별로 없다. ‘저출산이 심각하다’며 요란만 떤다. 정부는 출산비 지급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출산비 벌려고 애낳는가?


‘식구’, 가정이 소멸되어 가면 아이는 짐이 된다. 아이가 짐이 되니 아이를 낳을 수가 없다. 유아원, 유치원도 모자라 태어나면서부터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종합적인 문제가 저출산으로 표출됐는데 정부는 양육과 교육의 근본대책이 아닌 출산비 몇 푼 주며 눈감고 아웅식이다.


‘식구’들이 빙둘러 앉아 함께 식사하던 그 시절이 새삼 정겹게 느껴진다. ‘식구’와 가정을 복원시켜 ‘밥상머리 대화’를 통해 인성교육도 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면 저절로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쓴이=한창희

 

 

 

 

 

 

 

 

 

 

 

 

충주중, 청주고교
고대 정치외교학(석사)
고려대 총학생회 회장
충북 충주시장(민선4,5대)
한국농어촌공사 감사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인터뷰】 ‘한국을 빛낸 사람들’ 선정 이명환 전 서울대 소화기내과 전임의 - 신장이식 전 담낭결석 등 위험인자 있으면 담낭절제 고려
[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신장이식(Kidney transplantation)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식 공여자의 수가 적어 많은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이식 대기를 해야 한다. 장기이식센터에서는 이식 후 생존기간 향상과 이식된 신장의 기능 소실 예방을 위해 이식 대기자의 이식 전 평가를 진행한다. 이식 전 평가에서 무증상 담낭결석은 흔히 발견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치료 및 추적관찰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수립되어 있지 않다. 이에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연구진은 이식 전 평가에서 발견된 무증상 담낭결석에 대하여 이식 전 담낭절제술의 효용성을 밝히고자 ‘신장이식 수혜자의 무증상 담낭 결석: 치료해야 합니까? 후향적 코호트 연구’라는 논문으로 연구를 진행해 신장이식 대기자 중 위험인자를 동반한 담낭결석이 있으면 이식 전 담낭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도출해 냈다. 이 논문의 제1저자(단독)인 이명환 전임의는 이 논문으로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선정되었다. 이명환 전임의를 만나 연구논문 내용 및 신장이식과 담낭절제술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우리나라 신장이식 및 대기 현황은? 고형 장기 이식의 급속한 증가

정치

더보기
윤 대통령 "임기 내 노인 기초연금 40만원…국가가 노후 챙길 것"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노후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간병비 지원 등을 약속하며, "모든 경제 정책의 중심을 민생에 두고 어르신들을 더욱 꼼꼼하고 알뜰하게 챙기고 행복한 노후를 위한 보다 세심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어버이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어버이날 기념 행사에 참석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대한민국이 불과 70년 만에 세계적 경제·문화대국으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세대의 땀과 눈물의 결과"라며 "부모님들의 삶이야 말로 헌신의 역사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고귀한 헌신은 가족에 머물지 않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며 "오늘의 위대한 대한민국은 위대한 부모님께서 만드신 나라다. 진심으로 이 땅의 모든 어머님, 아버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또 "부모님 세대의 무한한 희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그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게 아닌지 종종 생각하게 된다"며 "이제 우리 부모님들께서 그동안의 짐을 내려놓으시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국가가 제대로 모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서울대병원·서울대, 새로운 스트레인 센서 기술로 맞춤형 건강관리 선도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서울대병원 및 서울대 공동 연구팀이 인간의 피부에 부착해 건강 상태와 움직임을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착용 가능하면서 신축성 있는 ‘스트레인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전도성 고분자 복합재(conductive polymer composites, CPC)를 사용해 제작되었으며, 높은 감도와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맞춤형 건강관리 및 진단·모니터링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및 서울대 응용바이오공학과 박원철·장왕 교수 공동 연구팀이 CPC 스트레인 센서의 제조 방법, 작동 매커니즘 및 스트레인 감지 기능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고감도와 우수한 신축성을 갖춘 센서를 설계·개발하고 이와 관련된 표준 및 가이드라인을 26일 제시했다. 스트레인 센서는 물체의 변형이나 변위를 측정하는 장치이다. 주로 기계적인 스트레스나 압력이 가해진 때 그 변화량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측정한다. 예를 들어, 센서가 장착된 부분에 힘이 가해져 늘어나면 센서의 저항값이 변하고, 이를 통해 신호가 생성되어 변형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개발된 CPC 스트레인 센서는 전도성 필러와 유연한 고분자를 혼합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