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5.08 (수)

  • 맑음동두천 21.0℃
  • 맑음강릉 16.5℃
  • 구름조금서울 20.7℃
  • 구름많음대전 19.7℃
  • 구름많음대구 15.6℃
  • 흐림울산 12.9℃
  • 구름많음광주 21.1℃
  • 구름많음부산 15.6℃
  • 맑음고창 19.0℃
  • 흐림제주 14.2℃
  • 맑음강화 19.1℃
  • 구름많음보은 17.5℃
  • 구름조금금산 18.8℃
  • 구름조금강진군 17.0℃
  • 구름많음경주시 15.3℃
  • 구름많음거제 15.9℃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도덕’은 인격 고유의 능력 <인간의 본질>

URL복사

현대 과학이 외면한 인간 본성과 도덕의 기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국의 철학자 로저 스크루턴의 프린스턴대학교 특강을 담았다. 고유한 인간성을 철학적으로 해명하고 인격의 특성과 도덕성의 관계를 고찰한다. 인간을 단순한 생물학적 개체로만 보는 과학, 고유의 인간성을 간과한 철학과 대결하며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있던 진정한 ‘인간의 본질’을 향해 나아간다.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진실


저자는 먼저 인간을 ‘생물학적 존재’로만 바라보는 과학적 접근의 맹점을 돌아본다. 인간은 당연히 동물이다. 그런데 과연, 동물이기만 할까? 우리는 다른 동물처럼 육체를 가진 존재이지만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뛰어넘기 어려운 분명한 간극이 있다. 과학은 온전히 해명할 수 없는 그 간극에 인간 고유의 본질이 있다. 무엇보다 인간은 하나의 ‘인격체’다.


2장은 인격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개인과 사회의 상보적인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바로 ‘인격’이야말로 인간의 고유한 본성으로 향하는 철학적 열쇠다. 유전자와 진화생물학은 인간의 몸에 대해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해 줄 수 있지만, 우리가 스스로 느끼는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해 주지 못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나’로서 느끼는 감각,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할 때 느끼는 도덕 감정을 우리 뇌 속 신호체계로만 이해할 수 있을까?


설령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과학적 사실은 우리가 느끼는 삶의 감각을 해명해주지 못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1인칭’의 인격체로 인식하며, 또 다른 인격체인 타인을 인식한다. 두 인격체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근본적인 도덕 감정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지는 인격체로서의 우리 삶을 해명한다. 우리가 타인과 함께 살며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각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실을 넘어서 우리 자신을 해명하는 철학적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


저자는 그동안 ‘본능’의 영역으로 이해되어 온 웃음, 성적 쾌락 등의 문제 또한 ‘인격’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따지지 않고서는 제대로 해명할 수 없음을 철학적으로 밝혀낸다. ‘나’에서 시작해 ‘너’로 향하는 상호인격적 관계성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풍부한 삶의 경험에 접근할 수 없다. 인간의 공동체는 생물학적 개체들이 모인 군집을 넘어서 인격체들의 관계로 형성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도덕은 계산이나 계약의 문제가 아니다’


과학뿐 아니라 여러 현대 철학 역시 근본적인 인간성과 도덕 감정에 집중하지 못했다. 3장은 ‘현대 윤리 철학 주류와의 한판 승부’로 이어진다. 현대 윤리학은 ‘트롤리 문제’로 대표되는 윤리적 딜레마에 사로잡혀 인간의 도덕적 판단을 허깨비로 만들고 말았다. 그러나 도덕의 문제가 ‘트롤리를 굴려서 한 명을 죽일지 다섯 명을 죽일지 고민하는’ 계산의 문제로 축소될 수 있을까? 피터 싱어를 포함한 결과주의자들은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도덕적 계산기를 두드리지만 저자는 도덕은 무엇보다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맞댐으로써 도달하는 인격적 관계의 침전물’이라고 주장하며, 저자는 도덕을 계산이나 계약의 문제로 접근할 때 도덕에 대한 냉소로 빠져들기에 십상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애써 지켜오던 전통적인 도덕과 미덕이 쉽게 냉소 받는 사회, 다시 ‘인간의 본질’에 집중해 우리의 도덕을 회복해야만 한다고 이 책은 설득한다. 전통적인 도덕은 자연스러운 도덕 감정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노력했던 ‘인간’의 미덕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며, 내가 아닌 타인과 더불어 살기 위해 타인의 요청에 답하는 인격 고유의 능력이다. 나를 ‘넘어선’ 곳에서 내게 다가오는 ‘의무’. 저자가 강연 이후 추가로 덧붙인 4장의 제목이 ‘신성한 의무’인 이유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경제

더보기
산업부 장관 "30조 체코 원전 수주 최선…전기료 정상화 시점 고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는 6월께 판가름 날 '30조원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유럽연합' 전략을 쓰는 프랑스에 불리한 면이 있지만, 실력을 앞세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진행된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안 관련 질의에 이처럼 답했다. 수출 7000만 달러 목표를 달성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3%대까지 견인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전기·가스요금은 인상이 시급하지만 고물가와 중동사태를 주시하며 시기를 정할 예정이며, 이달 발표하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 관련 내용도 언급했다. 안 장관은 지난 24~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체코를 방문했다. 체코는 원전 1기를 건설하려던 계획에서 4기로 확대하기로 정책을 수정했다. 약 30조원의 사업비로 주목 받는 해당 수주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탈락으로 프랑스 EDF와 한국수력원자력 간의 2파전이 됐다. 체코는 늦어도 오는 7월 중순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프랑스는 같은 유럽 국가라는 점을 내세워 유럽 원전 동맹을 만들고 소위 '우리가 남이가'라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정치외교적으로 우리가 불리한 면이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