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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커버스토리】 공매도 전면 금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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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관 차별 개선…불법 공매도 엄중 처벌
공매도 금지 효과…“숏커버링 일단락”
“외국인 투자자들 2차전지 중심 매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 주식시장 역대 주식 공매도가 금지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그간 공매도 전면 금지는 대형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시장 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는데, 이번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됨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마련된 조치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효과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0개 글로벌IB 전수조사…불법 공매도 무관용 처벌”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하는 매도주문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내릴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노리는 것인데, 이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주가가 오를 만하면 공매도가 발목을 잡는다는 불만이 폭주해 왔다. 정부는 8개월간의 공매도 금지 기간 공매도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행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한해 부분 허용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뒤 2021년 5월 공매도를 일부 종목에만 부분 재개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 금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조성자’와 ‘유동성 공급자’ 등의 공매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011년 유럽 재정위기·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서 3차례 공매도 전면 금지 할 때와 동일하게 허용된다. 원활한 주식 거래를 위해 시장 안정을 훼손할 염려가 없다는 판단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도 같이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공매도 일시 금지 당시 시장조성자에서 공매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IB에서 관행화된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되면서 근본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빗발치면서, 금융당국이 다시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당국은 공매도 전면 금지와 동시에 대대적인 제도개선도 아울러 예고했다. 개인과 기관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계속 나오자 대안으로 나온 방침이다. 매도 상환기간이 개인한테는 90일로 제한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사실상 무제한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담보 비율도 개인보다 낮은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불법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IB 전수조사를 실시해 불법 공매도를 강력히 처벌하기로 했다.


자본시장법 제180조 제3항에 따르면 금융위는 증권시장의 안정성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한국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차입공매도를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불법 공매도가 적발돼도 형사처벌이 단 1건도 없었다. 


지난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총 174건의 불법 공매도 적발·제재가 있었으나 형사처벌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불법 공매도가 이뤄진 종목은 1,212개에 달했으며, 불법 공매도로 거래된 주식은 1억5,586만3,322주로 집계됐다. 불법 공매도로 인해 부과된 과징금도 최대 39억원으로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 전수조사를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강력히 적발·처벌할 예정이다. 처벌 및 제재 수단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단 계획이다.

 

 

지난 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에 적발된 글로벌 IB들은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시스템을 장기간 방치했고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했으며 불법 공매도가 만연해 있다는 의심을 한층 고조시키게 됐다”며 “현재에도 일부 글로벌IB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며 특별조사단에서는 공매도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약 10개 글로벌IB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대한의 과징금과 형사처벌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15일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유포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관련 불공정거래에 대해 엄중 단속·조할 것을 지시하며,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 체제를 전면 개편하고 민생 금융 범죄에 총력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5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정부는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하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적발 사례를 통해 드러난 외국이·기관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시장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폭 넓은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며 “이를 토대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필요시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입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매도 금지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던 입장에서 ‘전면 금지’ 초강수로 가게 된 배경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금 같은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거의 관행적인 불법행위를 그대로 놔두고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흐름도 당연히 보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상황을 고치지 않고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건실하게 발전하기가 어렵다”며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한테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공매도 금지’ 끝없는 찬반 논란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찬성하는 의견은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간에 발생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와 불법 공매도를 적발과 처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는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불법 공매도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어렵게 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증권시장 신뢰 저하와 투자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조치는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 행위,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을 약탈하는 세력의 준동을 막고, 공정한 가격 형성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찬성 입장을 내놨다. 그간 이 문제를 수차례 지적한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공매도 제도 중단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지난 2020년 3월 공매도가 금지됐는데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공매도 폭탄이 나왔던 문제가 있었다”면서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도 반드시 금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면 국내 증권시장의 글로벌화, 선진화를 위해서 반드시 공매도는 필요하며, 시세 조종 세력으로부터 소액 투자자 및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공매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엔 동의하지만 담보비율·상환기간 일원화는 자본시장을 후퇴시키는 정책이라고 반발한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 금지는 가격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변동성을 확대하며, 시장 거래를 위축시킨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 숏커버링으로 높은 변동성 보여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적 기복이 심해졌다.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첫날인 6일부터 이틀 연속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증시 폭등으로 지난 6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7일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로 코스닥지수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장중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6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코스피는 5.66% 급등하며 단숨에 2,500선을 넘어섰다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코스닥은 7.34%의 폭등세를 보였지만 이는 일일천하로 끝났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난주 수익률은 각각 1.74%, 0.93%에 그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연이틀 발동됐다. 당시 이차전지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로 달려갔으나, 다시 하락하면서 개인들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 등으로 국내 증시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변동성이 있던 코스피와는 달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큰 변동성이 없는 모습이다. 그간 공매도는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선물 매도와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을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제약 종목을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금지 여파로 외국인 이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증권가는 실적 개선 업종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급등락 후 박스권 형성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실적이 좋거나 모멘텀 있는 개별 종목들로 쏠림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2주 차를 달리고 있지만, 현재 의도한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금지 조치를 예정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숏 커버링’ 2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돼


국내 주식시장은 비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공매도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요하다.


이에 대차거래 잔고를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분류하는 성향이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약정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지난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73조7,2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매도 금지 시작 후 무려 15조원이 감소한 모습이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89조3,887억원에 달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대차잔고 금액이 15조원 감소했으나, 공매도 잔고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본격적인 숏커버(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주식의 재매입)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공매도 숏커버가 일단락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공매도 금지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고 대여자 리콜이 이미 이뤄졌다고 봤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사실상 숏커버링은 종료된 것으로 판단된다. 공매도 제한 첫 거래일 급등은 대여자 리콜에 따른 숏커버링으로 추정된다”면서 “시장은 공매도 제한 조치로 대차잔고 비중 상위 종목의 수급 개선의 흐름을 기대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차잔고 증가 종목의 감소 여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지수 흐름만으로 숏커버링을 일단락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최근 공매도 제한 관련 대차잔고 상위주는 올해 랠리가 돋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돼 있고, 외국인 순매도는 펀더멘털의 개선이나 글로벌 주식시장의 센티멘트 회복 없이 전환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일부터 공매도 감소, 숏커버링 매수 강도가 급격히 축소됐다”며 “일일 공매도 잔고 수량 감소율은 1%대로 축소됐다. 지난 2020년 당시보다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2차전지 중심의 매도가 재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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