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지난 2020년 8월 서울 광진구청에서 방역 작업 도중 코로나19 방역 소독제에 들어있는 독성물질이 튀며 얼굴에 화상을 입은 김정태(45)씨는 최근 호흡기 내과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소독제의 독성물질이 호흡기 증상의 원인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데, 법적 소송도 검토 중이다.
20일 김씨에 따르면 김씨는 소독액을 희석하던 중 소독액이 얼굴로 튀어 화상을 입었다. 해당 업무를 맡은 지 약 2주 만에 발생한 사고였다. 그는 산재를 인정받아 병원비를 지원받으며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후 기침이 잦아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호흡기 증상의 원인을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의심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사용된 소독제에 4급 암모늄 화합물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분사 방식으로 사용했을 때 호흡기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해당 물질은 가습기 살균제 사고 물질인데, 환경 당국은 이를 분사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을 뿐 '금지'하지 않아 실제 방역 현장에서는 권고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방역용 소독제에 가습기 살균제 사고 물질인 4급 암모늄 화합물이 들어 있다는 것만으로 과도한 우려와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화합물이 포함된 소독제가 미국이나 유럽연합에서 물체표면용으로 등록·승인돼 공공방역 등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몸이 우려를 가지게 만든다고 전했다. 그는 "천식이 심하고, 알레르기 비염이 생겼다"며 "흡입화상으로 비염 증상이 생겼는데, 관리를 잘하라는 이야기를 병원에서 들었는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전에는 호흡기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는데, 사고 이후에는 가슴이 조여서 급하게 119를 불러서 응급실도 몇 번 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인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계속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환경부는 보도 이후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의해 현장에서 안전하게 소독이 이루어지도록 소독업체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하겠다고도 했지만, 김씨에게는 뒤늦은 이야기로 들렸다.
김씨는 방역에 나설 때 몸을 보호할 안전장비가 없었다고 전했다. 반복 작업이 이뤄져 노출이 많았지만, 해당 물질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이후에도 답답함은 이어졌다.
담당 공무원들은 전화를 넘기기 일쑤였고, 단순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정보를 끌어모은 김씨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으로 규제하는 물질을 언급할 수준이 됐고, 이제 관계 당국의 책임을 말한다.
김씨는 "시효를 고려해서 오는 8월 이전에 민·형사 소송을 진행할 생각"이라며 "계속 몸이 나빠지고 있어서 소송을 서두르기보다는 증상을 계속 살피고 있다. 병원을 열심히 다녀서 인과 관계를 확실하게 하는 게 다른 사람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