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시장은 보금자리주택과 위례신도시, 재개발 지역 일반분양 등이 기다리고 있어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최적의 호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부분 청약저축 가입자에게만 해당되는 분양이라, 청약부금과 청약예금 통장을 가진 가입자들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청약예금과 부금으로 청약할 수 있는 민영아파트의 분양은 턱없이 부족하고, 내년부터 민영이나 공공, 임대주택에 모두 청약이 가능한 청약종합저축으로 청약이 가능하게 돼 청약 예금과 부금통장은 더욱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예·부금 가입자 급감… 1순위자 ‘장롱’ 신세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월31일 기준 청약부금 가입자는 85만6126명, 청약예금 가입자는 219만322명으로 300만명에 육박하고, 청약저축 가입자는 201만5,348명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은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 885만266명에 달한다. 청약 부금과 예금 가입자의 90% 정도가 1순위(총 273만명)에 해당되나, 청약할 아파트가 거의 없다.
모든 청약이 가능한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되고 경기침체로 건설사의 분양이 줄면서 청약부금과 예금 가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민간부문의 주택건설실적은 2005∼2007년 연간 30만가구를 훌쩍 넘어섰지만 2008년 23만125가구, 2009년에는 21만3,487가구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민영아파트 건설이 크게 위축되면서 부금과 예금 통장이 쓸모가 없어졌다. 사실상 청약을 하고 싶어도 조건이 안 맞아 장롱신세를 지고 있는 통장이 수두룩한 것이다.
청약부금에 2002년에 가입해 1순위 자격을 가진 황민수 씨(35세)는 “서민을 위한 시프트다, 보금자리주택이다 좋은 조건의 분양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통장 이름이 달라 막상 청약의 기회가 없다 하니 속이 터질 지경”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무슨 대안을 마련해 주든가 해야지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손을 놓고 있는 건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청약예금과 부금 통장의 일부 가입자들은 수 해 동안 불입해 온 통장을 해지하거나, 종합저축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 1년간 청약 예·부금 통장 해지자는 총 6만3,200여명으로 10% 정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통장 갈아타기를 해도 기존의 1순위 자격을 잃는다는 아쉬움이 있고, 청약 1순위 자격을 가지려면 2년간의 시간이 또 걸리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입자들이 적지 않다.
직장인 박광석 씨(38세)는 “서울에서 내집마련은 청약밖에 없다고 생각해 월급에서 꼬박꼬박 떼어 내 청약부금에 들어 청약 1순위가 됐는데도 청약할 곳이 거의 없고 있다 해도 엄청난 경쟁률로 모두 ‘그림의 떡’”이라며 “해지하자니 아깝고 그냥 두자니 쓸모가 없어 애물단지가 따로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해약보다 알짜단지 청약… 고분양가 단점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약예·부금을 무조건 해지해 그동안 애써 불입한 납입 인정 금액과 청약 1순위 자격을 포기하지 말고 남아있는 민영아파트 청약에 적극 나서라고 조언한다.
내년 5월 새로 도입된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자가 발생하기 전에 청약예·부금으로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예전에 비해 청약예·부금 통장의 청약활용도가 떨어졌지만 도심 알짜 단지를 선별해 청약한다면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자격을 갖춘 통장 가입자라면 서울 도심 역세권 분양단지를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청약예금은 모든 민영주택과 전용면적 85㎡(25.71평) 초과 공공주택에도 청약할 수 있는 반면, 청약부금은 85㎡ 이하 민영주택에만 청약이 가능하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경우 뉴타운을 포함한 재개발단지나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노른자위 재건축단지, 위례신도시 등 신규 택지지구에서 앞으로도 민영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세곡2지구 내곡지구 등 그린벨트를 푼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어 민간 중소형 물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안에서도 민간 중대형은 물론 중소형 물량도 나오므로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민영아파트 청약도 기다려볼 만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선 서울 동작구 흑석동과 강동구 둔촌동, 왕십리2구역 뉴타운 등 14개 사업장에서 전용면적 85㎡(25.71평) 이하 12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들 단지는 역세권과 건설사 브랜드,단지 규모 등에서 보금자리주택 못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서민들이 청약을 하기엔 가가 턱없이 비싸서 시프트나, 보금자리주택 청약과 같은 특혜는 얻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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