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오션스 일레븐’
1960년대, 전세계적인 돌고래 사랑의 열풍을 일으켰던 미국 TV시리즈 ‘플리퍼’. 그 TV시리즈를 위해 돌고래를 직접 잡아 훈련을 시켰던 릭 오배리는 돌고래 조련사들에게 대부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 그는 돌고래 보호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太地)의 바닷가에서 릭 오배리가 말해주는 잔인한 비밀은 바로 끔찍한 돌고래 사냥. 매년 이 곳에서는 2만3000마리 가량의 야생 돌고래가 무분별한 포획활동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작고 평화로운 타이지만. 그 바다의 세 면을 막고 있는 깎아지는 절벽과 날카로운 철조망, 외부인을 위협하는 마을 주민들. 철저하게 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는 그 곳에서 자행돼온 무자비한 돌고래 학살을 막기 위해 ‘오션스 일레븐’이 나섰다. 수중 촬영, 녹음 전문가, 특수 효과 아티스트, 세계적 수준의 프리다이버들로 구성된 이들은 돌고래 학살을 은폐하려는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 참혹한 현장으로 잠입한다.
겉으로는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작은 마을, 타이지의 바다 한 켠에서 매년 9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조용하고 은밀하게 돌고래 사냥이 일어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막혀 있고, 바다 쪽으로 향한 입구가 작아 마치 천연 요새와도 같은 이 작은 만은 이 기간 동안 수시로 돌고래 피로 물든 붉은 파도가 치곤 한다. 온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이는 이 충격적이고도 무시무시한 돌고래 포획 작업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돌고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식품 사업에 긴말하게 연관돼 있다. 영화는 타이지에서 벌어지는 돌고래 사업의 어두운 진실과 인간의 잔혹함을 긴박감 넘치는 화면 속에 담아내며 충격에 빠뜨린다.
다이내믹한 스릴러형 다큐멘터리
영화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잠입 취재로 그 어떤 극영화보다 숨막히고 다이내믹한 전개로 진행된다. 리차드 오배리와 감독 루이 시호요스, 바다보존협회(Oceanic Preservation Society)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아 팀을 결성했다. 수중 녹음과 촬영 전문가, 특수효과 전문가, 세계적 수준의 프리다이버 등으로 구성된 일명 ‘오션스 일레븐’팀이 탄생한 것. 지역 주민들에 의해 촬영은커녕 접근조차 힘든 상황 속에서 그들은 감시가 소홀해지는 밤을 틈타 사건이 벌어지는 타이지만에 은밀하게 잠입한다. 보다 생생한 사건진위 파악을 위한 음성 탐지기를 비롯해 결정적 장면 포착을 위해 수중과 절벽 등 다각도의 위치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 같은 작전이 발각되지 않도록 최첨단 장비가 모두 동원됐다. 그 결과 이들은 그 작은 만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왜 전 세계 모든 사람들 이 문제에 대해 알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답이 되어줄 화면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일본 수산업에 깊이 침투해있는 야쿠자 조직과 스스로 돌고래 사냥이 전통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위협,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그들의 눈을 피한 아슬아슬한 잠입 활동은 흥미진진한 전개와 긴박감을 유지한다.
영화는 돌고래가 왜 보존돼야 하는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제도적 문제점 등에 대한 설득력 있는 호소를 향해 달려간다. 돌고래는 인간과 교감하고 인간을 돕는 지구상에 얼마 되지 않는 친구 같은 동물이다. 다 같은 포유류지 무슨 동물과 교감이냐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돌고래 고기가 수은 덩어리라는 경고는 외면하기 어렵다. 먹이사슬의 상위 포식자인 돌고래는 조사 결과, 수은, 메틸 수은, 카드뮴, 디디티(DDT), 피시비(PCB) 등 유해물질에 오염된 사실이 입증됐다. 현대사에 있어 최악의 수은중독 피해는 다름 아닌 일본의 미나마타 지역에서 발생됐고, 아이러니하게도 또다시 일본의 타이지 지역에서 돌고래 고기가 생산돼 ‘제 2의 미나마타병’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주는 것이다.
스톰 브레이크
감독 : 제프리 삭스 배우 : 알렉스 페티퍼, 이완 맥그리거, 미키 루크

파주
감독 : 박찬옥 배우 : 이선균, 서우, 심이영, 김보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