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계열사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자신의 별장에서 근무하던 가사도우미와 비서를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최근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징역형을 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질병 치료를 핑계로 해외에 체류’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김 전 회장의 복귀에 정희성 DB금융투자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전형적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전”이라 정의한다.
그는 “추악한 범죄자로 DB그룹에 끼친 악영향에 어떤 책임도 없이 그룹에 복귀한다는 것에 분노한다” 밝힌다.
김준기 전 회장의 복귀에 사내 분위기는?
김 전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된 DB아이앤씨는 DB그룹 비금융 계열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다시 말해 그룹 전체에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김 전 회장은 성폭행범으로 재판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고령으로 건강이 안 좋다”는 점을 들어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이제 재판이 끝나자 팔팔한 모습으로 그룹에 복귀했다.
한마디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처사다. DB그룹 사내 분위기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분위기다. 재판과정에서도 1심 집행유예 후 코로나19를 핑계로 항소심이 열리지 않고 성폭행범 김 전 회장이 버젓이 모든 일상생활을 누렸다.
김 전 회장은 지금이라도 노욕을 거둬야 한다. 너그러운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에 상고를 했으면 최소한 자숙하는 척이라도 하길 바란다. DB그룹 구성원들이 더는 부끄럽지 않게 회사에 다니도록 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김 전 회장은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듯이 38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자행한 파렴치범이다. 피해자들은 직장을 잃고 DB그룹을 떠났다.
그럼에도 범죄자는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DB그룹 오너로 복귀한다. 이게 과연 공정한가?
법원이 김 전 회장에게 준 형벌은 말 그대로 4년 동안 처벌을 유예해준다는 것이다. 그 기간만이라도 자숙해야 하지 않는가? 앞서 말했듯 전 직원이 분노하고 있다.
DB그룹 계열사가 모두 27개 회사다. 그중 유일하게 노조가 있는 곳이 DB금융투자다. 우리만 하더라도 노조 설립 과정에서 회사의 탄압은 오히려 다른 대기업보다도 극렬했다.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실적 압박과 인간적 모멸감까지 안겨주는 DB금투 특유의 ‘인사고과’제도에도 직원들은 한마디도 못했다.
이 모든 출발에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의 ‘독선과 아집이 있었다. 그의 복귀는 성폭행범의 귀환에 그치지 않는다. 21세기 경영과 동떨어진 ‘과거의 부활’이다.
DB그룹 유일한 노동조합으로 우리 비대위가 앞장서서 ‘김준기 복귀’를 막아낼 것이다.

향후 계획은?
재판과정에서 대법원 앞 1인 시위를 진행했고, 지금은 단체협상을 거부하는 DB금투 고원종 대표에 대해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의 복귀에 대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여성단체와 협력을 준비 중이다.
DB그룹 직원 전체가 ‘일할 맛 나는 회사’가 되도록 함께할 수 있는 단체행동을 기획하고 있다. 반드시 김 전 회장의 복귀와 DB금투의 잘못된 업무 관행을 고쳐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