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타 문제 해결 후 돌아올 것…잠시 떠나있겠다"
"이낙연 대표와 의원·당원들에 죄송…책임 통감"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을)이 대량해고·임금체불로 논란을 빚은 이스타항공 사건과 관련해 24일 탈당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대표님 이하 우리당 선배, 동료 의원들과 당원동지들에게도 내가 무거운 짐이 된 것 같아 참담하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선당후사의 자세로 더이상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 잠시 당을 떠나있겠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이상직이 문제다', 제가 창업한 이스타항공 문제로 지난 몇 달간 수도 없이 보고 들은 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어떻게든 제주항공과의 인수를 꼭 성사시켜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매각대금 150억원을 깎아줘도, 미지급임금 해결해보려는 생각에 제가 살고 있는 집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재산을 매각대금으로 헌납하겠다는 발표를 해도 결국 이상직이 문제란 말을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야 어찌됐든 코로나19 사태로 전국민이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지금 임금 미지급, 정리해고와 기타 저와 가족 관련 문제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리고 창업자로서, 대주주, 부모로서 현 상황의 무게와 이에 대한 제 책임을 통감한다. 그 책임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그렇게 행동해오지도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 동지들 모두가 결국 이상직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할 수 있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이스타항공과 그 직원들의 일자리를 되살려놓겠다. 또 저에 관한 의혹을 성심성의껏 소명하겠다"며 "그리고 되돌아오겠다. 국민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눈높이에 걸맞는 정치인이자 공인으로 다시 서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회견문을 읽은 뒤 '탈당 여부를 당과 사전에 논의했느냐', '감찰 회피 목적의 탈당이 아니냐', '다시 복당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 쇄도에도 침묵한 채 그대로 회견장을 떠났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600명이 넘는 임직원 대량해고 통보와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문제로 논란이 됐다. 창업주로 이스타항공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이 의원은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제명된 김홍걸 의원과 함께 지난 16일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돼 조사를 받아왔다.
이 의원의 탈당은 윤리감찰단 조사에 회부된 지 8일 만이다. 민주당은 윤리감찰단의 강도높은 조사를 통해 추석 전까지 이 의원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었다. 때문에 이 의원의 탈당은 제명 등 당 차원의 조치가 임박하자 자진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 의원 탈당 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스럽다. 김홍걸 의원과 이상직 의원의 사례가 당 소속 모든 공직자들에게 자성의 계기가 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당 기강을 분명히 확립해 나갈 것이며, 정치개혁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