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에 위치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일본국제교류기금과 함께 8월26일(수)부터 9월 6일(일)까지 ‘오바야시 노부히코 회고전’을 개최한다.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오바야시 노부히코(1938. 1. 9 ~ 2020. 4. 10)는 50편이 넘는 작품을 통해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인물 군상의 웃음과 눈물을 그린 중요한 감독이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감독의 대표작인 <하우스>(1977), <전학생>(1982), <시간을 달리는 소녀>(1983) 등 11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8mm 카메라를 접하며 영화에 매혹을 느낀 오바야시 노부히코는 이십 대부터 실험 영화를 연출하는 한편 수십 편의 TV 광고를 만들었다. 그리고 1977년, 기괴하고 유머러스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호러 영화 <하우스>로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감독의 고향이자 영화 속 마을의 이름을 딴 ‘오노미치(尾道) 3부작’(<전학생>(1982), <시간을 달리는 소녀>(1983), <쓸쓸한 사람>(1985))을 통해 뚜렷한 개성을 선보였고, 그 후로도 영화와 TV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폐암 투병 중에도 신작 <해변의 영화관>(2019)을 발표하는 등 꺾이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었던 그는 자신만의 선명한 영화 스타일과 휴머니즘이 짙게 배인 주제의식으로 지워지지 않는 족적을 남겼다.
오바야시 노부히코의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개성은 기상천외한 상상력이다. 데뷔작부터 진부한 관습에 머물지 않았던 그는 현실과 비현실이 뒤엉킨 환상적인 상황을 즐겨 그렸으며,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적인 표현을 적극 활용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SF 장르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현재와 과거의 만남을 그린 <이방인과 보낸 여름>(1988), <하루카, 노스탤지어>(1993) 등에서 이런 색깔을 특히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현실에 대한 진지한 근심에서 비롯된 그의 몽상적 영화 세계는 <하늘의 꽃>(2012) 등의 후기작에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따뜻한 시선을 보냈으며, 이런 특징은 80년대의 유머러스한 성장 영화부터 2010년대의 묵직한 사회적 소재를 다룬 작품까지 일관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파격적이기까지한 이미지 연출,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초현실적 이야기, 주인공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성숙한 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회고전 기간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모은영 프로그래머가 진행하는 시네토크도 준비되어 있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8월26일(수) 부터 9월6일(일)까지 진행되는 ‘오바야시 노부히코 회고전 - 기상천외한 몽상과 모험’은 종로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 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관람료는 일반 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