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진정한 리더를 위한 고언(苦言)

URL복사

‘진정한 리더는 떠난 후에 아름답다’. 미국의 제39대 지미 카터 대통령이 쓴 책이다. 책 이름만큼이나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이상으로 퇴임 후에도 많은 활동을 했다. 삶의 철학대로 그는 인권운동과 세계평화운동에 앞장섰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도 실천했다. 한반도 평화문제에 있어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그런 공로가 있었기에 그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런데 그는 1976년부터 4년의 임기, 즉 단임에 그쳤다. 4년 연임제가 정착된 후 미국 대통령사에 단임으로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민주당의 지미 카터가 거의 유일하다. 양당제가 정착된 미국은 대체적으로 마치 시계추처럼 공화당-민주당이 8년 주기로 정권을 교체해왔다. 그러나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로부터 정권을 가져온 그는 4년 만에 다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에게 정권을 넘겨줬다.

 

재임 기간 중에 지미 카터는 미국의 도덕주의를 강조하고 세계의 모범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공식 석상에서 격식 없는 복장과 언사를 사용하고 기자회견을 자주 열며 서민적 이미지로 미국 국민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인내심 있게 캠프데이비드협정으로 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전시상황을 종식시켰고, 1979년에는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했다. 그러나 많은 외교 사안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로 때론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란의 인질사태나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침공에 대처한 모습에 국민들은 실망했다. 그는 한국문제에 있어서도 박정희 대통령의 인권탄압을 주시하고 미군 철수를 계획하기도 했으나 군부 쿠데타와 80년의 봄엔 묵인의 모습을 취하기도 했다.

 

그에겐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던 정국 상황, 40% 이상의 지지율, 그리고 도덕주의로 무장한 투철한 강성 지지그룹이 있었다. 그러나 제40대 대통령선거에서 현역 대통령의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41%의 득표율로 레이건에게 참패를 당했다. 

 

지미 카터는 왜 4년 만에 분루를 삼켜야 했을까? 공화당의 비도덕성, 베트남전의 결과가 나은 반전운동과 인권운동에 기반한 그의 도덕적 이상은 결국 4가지 현실적 문제에 부닥쳐 좌초되고 만다.

 

첫째는 기존 질서에 대한 과도한 배척이다. 에너지 문제가 대표적이다. 1979년 펜실베이니아 헤리스버그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에 급수시스템의 문제로 레벨5의 사고가 발생했다. 민간인 피폭 피해는 없었지만 미국 내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하고 반원전 운동이 전개됐다. 이에 오일 쇼크로 국면전환을 꾀하던 카터는 더 이상의 원전 건설은 없다고 선언하여 70여 개의 원전 건설계획을 폐기하고자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하 양원에서 다수의석임에도 불구하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둘째는 역시 경제문제다. 카터 집권 후 실업률은 계속해서 7.5%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금리는 변동이 심해서 1980년 한 해 동안 종전의 2배로 상승했다. 높은 이자율과 함께 오일쇼크, 저성장이 함께 찾아왔다. 재정확장정책으로 통화 팽창률은 매년 증가하여 집권 당시인 1976년에는 6%였으나 1980년에는 12%를 넘어섰다. 

셋째는 안보 문제가 급속도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평화적 외교정책과 안보국방의 문제는 반비례관계가 아니다. 과도한 반전 논리가 국방의 해이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높았다. 아프가니스탄 문제로 공습을 위해 출동한 전투기에 폭탄을 탑재하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진실처럼 들려오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1980년 4월 비밀리에 추진된 미군의 인질구출작전이 실패하자 정치적 자질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마지막으론 지나친 도덕주의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다. 카터는 역대 대표적인 국내파 대통령 이다. 그래서 외교 경험에선 가장 일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자신의 도덕적 가치와 미국적 전통에 입각한 정치와 외교를 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었고 거기에 도취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도덕주의가 앞서 경제, 국방, 다양한 정책에서 무능력한 결과와 결합되었을 때는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70% 전후의 지지율로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총선의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은 2년 후 정권 재창출의 장밋빛 꿈을 그려가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게다가 열악한 야당의 덕도 제대로 누리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총선에서 야당에게 회초리를 주었지 여당에게 상을 준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끌어가는 여당은 앞서 카터의 4가지 현실적 문제의 측면에서 그리 높은 평가를 받는 상황은 아니다. 

 

여당은 지미 카터에게서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 떠난 후에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떠나기 전에도 좋은 평가를 받게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중동발 리스크,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충격파가 밀려오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거렸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와 금 가치는 치솟았다.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태가 악화되면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 원료에 대한 수급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다행히 지난 4월 14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양측 간 추가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들썩이던 환율과 주식시장은 일단 진정 모습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향후 재보복에 나서겠다 공언한 만큼 중동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단시일 내 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 ‘연쇄고리’...물가 자극, 주가 하방압력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름값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의 ‘연쇄고리’에 위치해 있다. 유가가 뛰면 물가가 뛰고, 물가가 뛰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그렇게 미국 달러 금리가 오르면 세계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경기가 침체되고, 자산시장이 요동치는 일들이 발생한다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전통연희의 아름다움과 미래 가능성 '전통연희축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김삼진)이 주최·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이하 전통연희축제)가 오는 5월 18일부터 19일까지 2일간 청와대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통연희의 대중화를 도모하는 전통연희축제는 매년 2만여 명이 찾는 대규모 야외축제로 2007년부터 개최됐다. 올해는 따뜻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남녀노소는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번 전통연희축제는 청와대 내 헬기장과 녹지원 두 곳에서 진행된다. ‘연희路, 미래路’라는 콘셉트로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해 전통연희의 아름다움과 미래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예술대학교X세한대학교X중앙대학교X한국예술종합학교’ 총 4개 대학이 연합해 선보이는 ‘연희 대학전’ 무대가 뜨거운 축제의 막을 올린다. 이어 농악, 무속음악, 줄타기, 탈춤 등 전통연희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각 지역의 개성 있는 흥과 에너지를 선보일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진도다시래기보존회’, ‘전주기접놀이보존회’, ‘구미무을농악보존회’와 ‘구미무을농악 북놀이X밀양백중놀이 오북놀이X진도북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