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뺐다.
“저는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 손학규 대표를 만난 후 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2018년 2월,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바른미래당(국민의당+바른정당)을 창당한 안 전 의원이 2기 지도부 손 대표에 반발하며 스스로 당을 떠나게 됐다.
“2년 전 거대 양당의 낡은 기득권 정치를 넘어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으로 정치를 한 발짝 더 미래로 옮겨보자는 신념으로 당을 만들었다. 지방선거 때도 온몸을 바쳐 헌신했지만 재건의 기반을 만들지 못한 채 내홍과 질곡 속에 갇혔다.”
안 전 의원의 깊은 탄식에는 진한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걱정과 책임으로 숙고 끝에 정치 재개를 결심했다. 그런데 기득권 정치는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며 자기 정치세력 먹여살리기에 몰두한다. 힘들고 부서지고 깨지더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가 가야할 올바른 방향을 국민들께 호소하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했다.”
정계복귀에 대해선 사명감으로 설명했다.
“기성정당의 틀과 관성으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자기편만 챙기는 진영정치를 실용정치로 바꿔야 한다.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한다면 수십 년 한국사회의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다.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그 길이 옳다면 결코 주저하지 않겠다. 저 안철수의 길을 지켜봐 달라.”
안 전 의원은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듯 중도정당에 대한 신념을 확실히 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정당으로서 기본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당을 살리는 해법은 지도체제를 재정립하거나 교체하는 것.”
앞서 안 전 의원은 지난 27일 손 대표를 예방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 ‘손 대표 재신임 투표’,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을 제안한 바 있다.
“회사 오너가 CEO에 해고통보 하듯 일방적이었다.”
손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고, 결국 안 전 의원이 탈당하게 된 것.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뺐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보궐선거 낙선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손 대표는 2017년 안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2018년 9월 바른미래당 대표로 올라섰다.
‘탈당과 신당 창당.’
두 정치 거물의 이별공식도 구태 정치와 크게 다르진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