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3.27 (목)

  • 구름많음동두천 18.9℃
  • 구름많음강릉 11.9℃
  • 구름많음서울 17.9℃
  • 흐림대전 17.9℃
  • 흐림대구 25.2℃
  • 흐림울산 21.2℃
  • 광주 14.5℃
  • 박무부산 17.0℃
  • 흐림고창 10.7℃
  • 제주 13.0℃
  • 구름많음강화 14.6℃
  • 흐림보은 16.4℃
  • 흐림금산 17.3℃
  • 흐림강진군 15.4℃
  • 흐림경주시 16.1℃
  • 흐림거제 17.3℃
기상청 제공

칼럼

[이필재는 58년 개띠다] <제1화> 애비를 욕보이는 야만의 시대

URL복사
1967년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는 왕십리의 무학국민학교로 전학했다. 아버지의 직장이 있던 뚝섬에서 가까운 왕십리로 이사했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영등포구 오류동에서 태어나 줄곧 거기서 살았다. 오래 전 내가 태어난 이 동네를 찾은 적이 있다. 

내가 3학년 1학기까지 다닌 오류국민학교, 내가 자란 오류동교회를 기준점으로 그 시절 하굣길을 되짚어 봤다. 

내가 살던 집은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서울 사람들은 실향민이다. 고향을 찾아도 이미 옛 모습을 잃었기 때문이다.  

전학한 학교의 우리 반은 100명이 넘었다. 2부제 수업을 했는 데도 그랬다. 말 그대로 콩나물 교실이었다. 지난 여름 인터뷰하기 위해 만났다 우연히 국민학교 7년 선배임을 알게 된 박용기 박사는 자기가 다닐 땐 3부제 수업을 했다고 들려줬다.



그 시절 나는 체구가 작았고 유약한 성품의 내성적인 아이였다. 그러면서도 남들 앞에 서고 싶어 했다. 

우리 반엔 손 아무개라는 아이가 있었다. 공부를 못했고 주목도 못 받는 요즘 말로 ‘찌질이’였다. 나이가 많은 남자 담임은 그 애를 발 아무개라고 불렀다. 막 전학 온 나는 어린 나이에도 그러는 담임이 유치해 보였다. 

한번은 담임이 슬리퍼를 벗어 들어 그 신발로 애의 얼굴을 때리면서 발 아무개라고 모욕했다. 나는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떨구고 내가 당한 일인 양 모멸감에 몸을 떨었다.

폭력이 일상인 야만의 시대였다. 언어폭력도 심했다. 한영중 3학년 때 나의 담임은 준수한 외모에 머리를 올백으로 빗어 넘긴 중년의 신사였다. 

여의주처럼 생긴 작은 막대기를 들고 다녔는데, 그 막대기로 학생의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이분은 어쩌다 학생의 행실이 못마땅하면 빈정거리듯이 “니 애비가 그러더냐”라고 말하곤 했다. 나는 그 말이 몹시 거슬렸다. 아들의 행실로 인해 왜 애먼 아버지가 ‘애비’ 소리를 들어야 하나? 

한번은 담임이 반 친구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났다. “선생님, 애비가 뭡니까?” 교실에 긴장감이 돌았다. 그보다 가벼운 저항도 교사가 수틀리면 쥐 잡듯 잡던 시절이었다. 

담임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직선 학생회장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필재는…
‘58년 개띠’로 서울서 태어났다. ‘뺑뺑이’ 1회로 고등학교에 진학, 대학에서 언론을 전공한 후 중앙일보에 들어갔다. 정년퇴직 후 ‘배운 도둑질’을 하는 한편 이런저런 강의를 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표, 선거법 2심서 무죄...사법리스크 부담 한층 덜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이재명 대표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 대법원 판결이 남았고 위증교사와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 다른 재판도 진행 중이지만, 대선 가도의 최대 장애물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심 실형을 뒤집으면서 대선 후보로서 이 대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 현재 독주 체제가 더욱 굳어져 '이재명 대세론'은 야권 내에서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번 무죄 판결로 날개를 달게 됐다. 더욱 공고해진 당내 리더십을 발판 삼아 내부 결속을 다질 전망이다.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에 당력을 집중하겠지만 실용주의를 앞세운 성장 당론을 강조하며 중도 외연 확장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분배보다 성장을 강조하고, 상속세 공제한도 상향과 근로소득세 개편, 대기업 세액공제 확대 등 감세 이슈를 던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