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민주평화당 당권·비당권파가 끝내 갈라섰다. 비당권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약칭 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12일 탈당을 공식화했다.
대안정치 측은 이 날 기자회견문에서 “민주평화당은 5.18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 정체성 확립,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 기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국민, 당원, 지지자들께 큰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 제1야당은 국민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들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새 대한민국을 건설할 것이라는 기대는 더불어민주당의 무능, 독선, 패권으로 이미 사라졌다. 자유한국당은 극단적 우경화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안정치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해야 할 제3정치세력은 현재 사분오열하고 지리멸렬한 상태”라며 “‘대안정치’는 이제 우리부터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탈당 의원은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이다. 김경진 의원은 개별 탈당 후 당분간 무소속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는 즉각 탈당 측을 비판했다. 정동영 대표는 이 날 최고위원회의 전 “오늘 민주평화당은 구태정치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한다. 구태정치는 말과 행동이 다르고 명분, 국민이 없는 게 특징”이라며 “10분이 탈당한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박지원 의원을 겨냥했다. “10분에게 개인적 유감은 없고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그러나 한 분의 원로정치인에게는 유감을 표한다”며 “오늘 이후로 탈당파는 잊겠다. 작지만 강하고 유능한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권·비당권파 중재 입장이었던 조배숙·황주홍·김광수 의원 등은 아직 거취를 정하지 않았다. 만약 이들까지 떠나게 된다면 평화당은 정 대표만이 현역 의원인 ‘1석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분당으로 민주당이 호남에서 21대 총선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교동계에 대한 추억으로 평화당을 지지하던 유권자들마저 내분에 실망해 상당수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원 의원은 “우리가 옳은 길을 간다면 한국 정치를 바꿀 더 큰 정치세력이 반드시 태동할 것”이라고 이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