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한진해운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채권단이 이 손을 뿌리쳤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서를 받았지만, 자료를 보완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권은 한진해운이 긴급 유동성 마련 계획안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대한 계획, 또 용선료 협상안과 감자 등 자구계획에 대한 내용이 빠질 경우 이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1900억원의 채권 만기가 6월 다가온다. 회사에서 이 채무를 조정할 방법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추가지원하는 방법 뿐이다. 또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과 4개월간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자율협약에 돌입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경우 비협약 채권 비율이 높아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고 해도 비협약채권자의 채무조조정도 필요하다. 용선료 역시 시세보다 높게 지불하고 있는 만큼 조정이 필요하며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감자 등의 계획안도 요구된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제외되면서 채권단이 자구계획안 보강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이같은 내용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 17.8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다. 조 회장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1400% 부채비율을 기록 중인 회사를 조 회장이 떠안으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1조원을 쏟아부웠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구계획안 가운데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해 일단 보류했다”며“서류가 완성되면 채권단을 소집해 곧바로 자율협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