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북한이 지난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통해 기술적 진전을 보이면서 이르면 3년 내 실전배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은 SLBM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며,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는 시간이 오래 걸려, 일각에서는 원자력추진잠수함 확보 등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SLBM 시험발사를 통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수중 사출 기술뿐 아니라 사출 이후 수면 위에서 미사일 엔진을 점화한 뒤 초기 비행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남은 단계는 수면 위로 떠오른 미사일이 안정적인 자세로 정상적인 비행 궤도를 그리는 것과 탄두가 원하는 지점에서 제대로 분리되는 기술 등이다.
북한이 1990년대 SLBM 개발을 시작한 지 20여년 만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중 사출에 이어 미사일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 런치(Cold Launch)' 단계를 성공적으로 시험했으며, 액체연료보다 연소시간이 긴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이르면 3년 내 SLBM 전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이미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SLBM 사거리를 늘리고 목표 지역으로 비행시켜 정확하게 타격하는 기술 등을 확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SLBM 여러 발을 탑재·운용할 수 있는 3000t급 중형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는 추정도 있다.
실제로 상당수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SLBM 실전배치를 '시기의 문제'로 보고 있다.
수중에 있는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은 다른 탄도미사일보다 탐지가 어렵고 최대 사거리가 2400㎞(추정)에 달하는 만큼 실제 전력화될 경우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
우리 군 당국은 한·미 동맹 차원의 맞춤형 억제전략과 포괄적 미사일 대응 전략, 우리 군의 독자적인 '킬체인'(Kill-Chain)과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대잠 작전 통합 운용 등을 통해 북한의 잠수함 능력과 SLBM 위협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우리 후방 지역으로 은밀하게 침투하는 북한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미군 정찰위성으로도 파악하기 어렵고, 북한이 SLBM을 발사하기 전에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전력이 사실상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킬체인과 KAMD 구축 목표시기가 역시 7년 뒤인 오는 2023년이라는 점에서 원자력추진잠수함 확보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궁극적으로 북한의 SLBM을 막으려면 북한 잠수함이 SLBM을 쏘기 전에 격침시켜야 하는데, 우리도 원자력추진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이 SLBM을 확보하게 되면 한·미 연합의 억제와 방어전략은 작동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다"며 "결국 북한의 SLBM 개발은 한·미 연합 방어의 근간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뜻하는 만큼, 총력을 기울여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원장은 "국제사회의 도움과 함께 동맹국의 지원을 확보해야 하고 우리 스스로도 북한의 핵 위협 대응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