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서면서 선거기간 발표한 ‘개인채무 탕감’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3당으로 부상한 국민의당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표방하고 있어 더민주의 공약에 대놓고 반대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개인채무를 일괄 탕감해줄 경우 채무자의 도덕적해이가 발생할 가능성과 함께 개인채무 탕감에 적지않은 세금이 들어가는 건 또다른 문제로 지적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소액 장기연체 채권을 소각해 서민층의 부채를 면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채무조정과 회생기간도 3년으로 줄일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을 즉시 일괄소각할 방침이다. 이 경우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소액장기채권 채무자 41만명이 구제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초수급대상자나 노동여력이 없는 노인, 장기연체 소외자 등 상환능력이 부족한 개인채무자를 포함한 114만명의 소액 채권은 금융기관이 일괄 매입한 뒤 소각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와 함께 소멸시효(10년)가 완성된 ‘죽은 채권’은 매각 및 추심을 금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소멸시효가 임박한 소액 채권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소 제기를 제한한다.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시효를 살리거나 소멸시효가 중단된 이후 소송을 통해 살릴 경우 채무자도 모르게 채권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채무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자녀에게 빚이 상속되고 거래돼 추심되는 사례가 발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돈을 빌리는 채권자는 물론 채권자의 재정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한 금융기관에게도 책임이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책임을 무시할 경우 우리사회는 소득을 뛰어넘는 신용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빚을 낼 수밖에 없는 국민들에게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금융복지'가 아니라 대출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사회복지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포퓰리즘 정책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하거나 빚을 탕감해 주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손실은 필수적이다.
또 자신의 채무에 책임지는 모습이 아닌 빚을 상환할 능력을 갖고도 버티면 된다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서민금융업체 관계자는 “가계부채와 서민보호라는 취지는 이해하겠지만 이는 악성 채무자까지 과도하게 보호하는 정책”이라며 “성실하게 빚을 갚고 있는 대부분의 선량한 채무자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