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가 12일(한국시간) 일정을 마치면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다.
올 시즌 전반기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기록적인 행보로 어느해보다 뜨거웠다. 지난 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는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거침 없이 질주했다.
이들은 개막 후 한달 보름 동안 패배를 몰랐다. 50경기를 치른 10일 기준 지금까지 당한 패배는 단 4패에 불과하다. 안방에서는 불패다. 현재 페이스라면 역대 한 시즌 최다승(72승) 기록도 갈아 치울 수 있다.
NBA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골든스테이트의 역사적인 전반기를 돌아봤다.
◇개막 최다 연승, 홈 최다연승 도전
이번 시즌 개막 무렵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가 지금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리라 생각한 이는 많지 않다.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꺾고 우승한 골든스테이트이지만 당시 클리블랜드는 캐빈 러브와 카이리 어빙 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100% 전력이 아니었다.
부상자들이 복귀한 클리블랜드와 오프 시즌 동안 올스타 포워드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영입한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오히려 더욱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골든스테이트가 이들을 상대로 백투백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따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골든스테이트는 더욱 더 강력해졌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물론 전술적인 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개막전 뉴올리언즈를 상대로 111-95로 승리한 뒤 11월25일 LA 레이커스를 꺾고 개막 16연승을 달리며 NBA 역대 개막 최다 연승 기록(종전 1948~49시즌 워싱턴 캐피털스, 1994~95시즌 휴스턴 로케츠 15연승)을 세웠다. 이후 12월13일 밀워키에 95-108로 시즌 첫 패배를 당할 때까지 개막 연승 기록을 24로 늘렸다.
개막 연승행진 속에는 지난 시즌 막판 4연승을 포함해 28연승 기록도 포함됐다. 이는 1971년부터 두 시즌에 걸쳐 33연승을 기록한 LA 레이커스에 이어 역대 최다 연승 2위 기록이기도 하다.
여기에 안방에서는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23연승을 질주 중이다. 지난 시즌 홈 18연승을 더하면 41경기 연속 안방불패다. 역대 홈 최다 연승 기록인 1995~96시즌 시카고의 홈 44연승을 목전에 뒀다. 홈 연승을 이어간다면 다음달 8일께 또 하나의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농구가 만들어낸 압도적인 경기력
골든스테이트의 패배를 모르는 거침 없는 질주의 비결은 시스템 농구가 만들어낸 압도적인 경기력에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15.4점을 넣으며 리그 30개팀 가운데 가장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2위 오클라호마시티(109.9점) 보다 5.5점이 많다. 최하위 필라델피아(94.8점)과 비교하면 무려 20점 이상 많이 넣고 있다.
단순히 공격력만 강한 것이 아니다. 경기당 득실점 마진은 12.6점이나 된다. 매 경기 12점 이상으로 이기고 있다는 얘기다. 리그에서 득실점 마진이 10점을 넘긴 팀은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는 샌안토니오 스퍼스(13.4점)와 골든스테이트 뿐이다.
3점슛에 관해서는 비교를 거부한다. 골든스테이트는 경기당 13개(12.9개) 가까운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공률은 무려 42.7%다. 리그에서 팀 3점슛 성공률이 40%를 넘는 팀은 골든스테이트 외에 없다. 2위 샌안토니오가 39.2%를 기록 중이지만 성공 갯수는 7.4개에 불과하다. 질적으로 다르다.
골든스테이트는 빠른 공격으로 많은 공격 기회를 가져가는 팀이다. 팀에 뛰어난 슈터가 많은 만큼 부지런히 움직이며 끈임 없는 로테이션과 함께 패싱 게임으로 공간을 창출한다.
이는 어시스트 기록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골든스테이트는 경기당 30개(29.3개)에 육박하는 어시스트를 만들어 내고 있다. 2위 애틀란타(25.4개) 보다 4개 가량 많다. 팀 득점 중 70점 정도를 어시스트에 의해 올리고 있다.
◇46승4패 승률 0.920…시즌 최다 72승 정조준
10일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워싱턴 위저즈(49경기) 다음으로 적은 50경기를 치렀다. 휴스턴 로케츠(10일)과 피닉스 선즈(12일)와의 경기를 마치고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가면 정확하게 30경기를 남겨놓게 된다.
이제는 1995~96시즌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가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승(72승10패)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금의 경기력과 페이스라면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기록이다. 전반기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고 가정할 때 후반기 30경기에서 25승 5패만 기록하면 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골든스테이트이기에 가능하다.
물론 여정이 쉽지는 않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백투백 일정이 포함된 원정 6연전에 돌입한다. 서부 해안도시에서 동남부 플로리다와 중남부를 거쳐 홈으로 돌아오는 강행군이다. 동부컨퍼런스 강호 애틀란타와 마이애미는 물론 리그 전체 승률 3위 오클라호마 시티도 상대해야 한다.
아마도 대기록 달성을 위한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고비를 잘 넘긴다면 이후부터는 비교적 일정이 수월하다. 다만 골든스테이트가 대기록 달성에 접근했을 시즌 마지막 3경기 중 2경기가 샌안토니오와의 승부다. 아마도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