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권창훈(22·수원)이 일본을 상대로 처음 득점에 성공했다.
권창훈은 30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전반 2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권창훈은 왼쪽 측면에서 심상민(23·서울)이 올려준 크로스를 진성욱(23·인천)이 머리로 떨어뜨려주자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공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탓에 일본 골키퍼 구시비키 마사토시가 손을 쓸 새도 없었다.
권창훈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유일하게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겸하고 있다. 골키퍼 구성윤 등 일부 선수들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기도 했지만 양쪽 대표팀에서 입지를 굳힌 이는 권창훈 뿐이다.
그는 또래들과 함께 한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중용받는 이유를 증명했다. 지난해 11월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패할 경우 내일이 없는 토너먼트 들어 더욱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국에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안겼다.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권창훈은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44분 극적인 결승골로 진가를 입증했다.
권창훈은 기세를 몰아 일본전에서도 기선 제압의 선제골로 한국이 분위기를 가져가는데 일조했다. 권창훈이 일본전에서 득점을 올린 것은 각급 연령대를 통틀어 처음이다.
믿기 어려운 2-3 패배로 빛이 바라긴 했지만 권창훈이라는 이름 석 자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한 방이었다.
예멘과의 조별리그 해트트릭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만 5번이나 골맛을 본 권창훈은 아흐메드 알라엘딘(카타르 6골)에 이어 득점 2위를 차지했다. 각국 수많은 최전방 공격수들을 제치고 얻어낸 값진 성과였다.
성공적인 대회를 치른 권창훈이지만 결승전 패배의 아쉬움은 지우기 어려웠다.
권창훈은 "이런 경기는 처음인 것 같다. 2분 사이 두 골을 먹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무슨 말이 필요있겠는가. 많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감독님도 '지금은 졌지만 원하던 목표는 이뤘으니 괜찮다'고 했다. 리우를 더 준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미래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