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결승에 오른다면 선수들이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내버려두겠다."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자주 내뱉었던 말이다. 그만큼 선수와 감독 모두에게 8회 연속 올림픽행은 커다란 도전이자 부담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U-23(23세 이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4강전에서 개최국 카타르를 3-1로 꺾었다.
카타르전 승리로 한국은 3위까지 주어지는 리우데자네이루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골짜기 세대'라는 오명을 딛고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남은 경기는 결승전 뿐이다.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앞선 일전들처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함은 덜한 것이 사실이다.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결승전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게 됐다.
아시아 무대 정상을 놓고 치르는 단판승부에 상대는 흔히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에 앞서 치른 4강전에서 이란을 2-1로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편안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려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한 판으로 둔갑했다.
신 감독은 결국 부담없이 즐기겠다는 계획을 뒤틀었다. 한 발 더 나아가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거기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라면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전술을 선보였던 신 감독은 가장 일본에 적합한 카드로 결승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전술은 크게 포백과 스리백으로 나뉜다.
주로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구사했던 한국은 카타르전에서 깜짝 스리백 전술로 큰 재미를 봤다.
선제골을 내주지 않는 것에 무게를 둔다면 연제민(23·수원)과 송주훈(22·미토 홀리호크), 박용우(23·서울)를 센터백에 배치한 스리백 카드로 전반을 시작할 수도 있다. 포백이라면 연제민-송주훈이 센터백에 위치하고 박용우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공산이 크다.
미드필더진은 4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는 문창진(23·포항), 권창훈(22·수원) 듀오에 류승우(23·레버쿠젠), 이창민(22·제주) 등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20·잘츠부르크)의 조기 복귀로 빠진 최전방은 김현(23·제주)의 투입이 예상된다. 요르단전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로 질타를 받았던 김현은 카타르전을 통해 존재감을 입증했다.
일본은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구보 유야(23·BSC 영보이즈)와 자메이카 혼혈인 스즈키 무사시(22·알비렉스 니가타) 등이 경계 대상이다. 두 선수는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합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