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북한 남자축구의 올림픽 진출이 무산됐다.
북한은 23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카타르에 1-2로 패했다.
어렵사리 조별리그를 통과한 북한은 홈팀 카타르를 맞아 비교적 잘 싸웠지만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이번 패배로 북한의 올림픽행은 수포로 돌아갔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오르려면 이번 대회에서 최소 3위를 차지해야 한다.
북한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0년 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8개팀 중 조별리그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챙기지 못한 북한(2무1패)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아크람 하산 아피프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강일남의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직접 차넣어 1-0을 만들었다.
땀이 채 나기도 전에 첫 골을 얻어맞은 북한은 장옥철-김영일 투톱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수비진에서 직접 최전방을 겨냥한 패스들로 빈틈을 엿봤다.
전반 19분에는 김영일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 북한 응원단은 동점이 된 줄 알고 상당 기간 환호하기도 했다.
북한은 긴 패스로 카타르의 수비진을 괴롭혔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효과적인 오프사이드 트랩에 번번이 맥이 끊겼다.
북한의 후반 상황 역시 전반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딱히 기회라고 볼 장면은 찾기 어려웠다.
북한 김철범은 후반 34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지만 돌아온 것은 옐로카드 뿐이었다.
카타르의 승리로 굳어지던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서경진이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부근에서 날린 오른발 프리킥이 큰 궤적을 그린 뒤 카타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북한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연장 전반 2분 만에 알리 아사드가 크로스를 밀어 넣어 2-1을 만들었다.
총공세에 나선 북한은 연장 후반 2분 김주성이 시도한 회심의 오른발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두 번째 기적을 기대했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프리킥 기회도 무산됐다.
북한을 넘은 카타르는 한국-요르단전 승자와 오는 27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한편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한국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은 경기장을 직접 찾아 4강전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대들의 전력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