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우승 갈증을 풀기 위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통 큰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데 40억원 가까운 거액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는 22일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와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연봉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로사리오는 말 그대로 현역 메이저리거다. 지난해 부진했고 시즌을 마친 뒤 콜로라도 로키스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자유계약선수가 됐지만 27살에 불과하다. 얼마든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로사리오를 잡기 위해 한화는 거액을 투자했다. 발표된 금액으로만 130만 달러(약 15억5000만원)다. 지난해 KBO 리그를 평정한 에릭 테임즈(NC·150만 달러)와 견줄 만한 금액을 베팅했다.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연봉 기록(190만 달러)을 쓰며 재계약한 에스밀 로저스와 로사리오의 연봉을 합치면 320만 달러(한화 약 38억4000만원)다.
한화가 로사리오에 투자한 배경에는 로저스의 성공이 있었다. 이들은 2009~2012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함께 배터리를 이뤄 활동한 적이 있다.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친분도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화는 시즌 도중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를 총액 12만 달러에 영입했다.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폭스는 4경기 만에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막판 순위 싸움을 하느라 바쁜 시기에 폭스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반면 100만 달러를 투자한 로저스는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로저스는 단 10경기에 밖에 나서지 않았고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로저스는 괴력투를 펼치며 등판일마다 이슈를 몰고 다녔다.
확신을 얻은 한화는 로저스에게 열렬한 구애를 펼쳤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더 나아가 점찍어 뒀던 로사리오 영입도 무사히 마쳤다.
박정규 한화 단장은 "장타력이 있는 선수들을 물색했고 마침 로사리오가 로저스와의 친분이 있어서 물망에 올랐다. 로저스 역시 로사리오와 연락을 취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화의 분위기를 전하며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 한화는 정상급 불펜투수 정우람을 영입하면서 우승 전력감으로 변모했다. 로사리오 영입으로 기대감이 더욱 올라갔다. 선수들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축 선수 김태균은 "프로라면 매년 우승을 목표로 해야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좋은 선수들이 모이는 시기가 많지 않다. 전력이 좋을 때 우승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외국인 선수 한명을 더 영입하는 것이다.
박 단장은 "타자보다는 투수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특별히 거물급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다시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다"고 했다.
한화의 공격적인 투자가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