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안젤리나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이 대리모를 성범죄자처럼 취급,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장관 안젤리노 알파노는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커플혼 법제화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대리모 출산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알파노 장관은 현지 가톨릭 신문 아베니레를 통해 “자궁 대여는 인간이 만든 것 중 가장 불쾌하고 불법적인 거래다”며 “대리모 이용 행위가 성범죄처럼 보편적 범죄로 간주돼 징역형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알파노는 대다수 이탈리아인들 처럼 동성간 동반자 관계(same-sex partnership)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으나, 동성 결혼과 입양에 대한 권리는 반대하고 있다. 이런 입장은 보수당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 중 동성 커플의 부모로서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다. 이와 관련, 지난해 유럽인권재판소는 이탈리아 정부가 동성 커플에 법적 보호를 제공하지 않아 이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마테오 렌치 정부는 이에 따라 동성혼 입법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대리모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며, 비싼 벌금형과 함께 최대 2년 구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얻은 뒤 고국으로 돌아와도 법망에 걸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동성 커플 역시 해외에서 대리모가 낳은 아이를 데리고 오지만, 커플 중 한 명만이 부모의 권리를 가질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누가 학교에서 아이를 픽업할 것인지, 누구에게 진료에 관한 결정권이 있는지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동성 커플들이 자녀에 관한 권리를 놓고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중도좌파 성향 렌치 총리는 동성결혼을 지난해 말까지 합법화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연정 파트너인 알파노 내무장관이 이끄는 신중도우파(NCD)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은 이의 제기를 받아 오는 26일 의회에 환송될 예정이다. 미혼 커플들이 특정한 조건 하에서 자녀를 입양해도 되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법안 지지자들은 이번 조치로 친부모가 사망할 경우 아이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알파노 장관과 같은 사람들은 게이 커플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기 위한 편법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