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시아파 지도자에 대한 처형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사우디가 오사마 빈 라덴을 인용하며 사형 집행의 정당성을 옹호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처형자 명단에 성직자(지도자)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테러리스트)오사마 빈 라덴같은 종교학자는 많다"고 응수했다.
시아파의 저명한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에 비유한 것이다. 알님르는 사우디의 수니파 왕정을 노골적으로 비판했지만 비폭력을 고수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2일 자국 내 소수 시아파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47명을 테러혐의로 집단 처형했다. 처형자 명단에는 사우디 시아파 공동체 지도자인 알님르가 포함됐다.
이란 뿐만 아니라 다른 수니파 국가·지역에 걸쳐 알님르의 처형 소식에 분개하며 사우디를 맹비난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알님르를 오사마 빈 라덴과 비교한 알주바이르 장관의 발언은 시아파 사이에서 논란을 더 가열시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알주바이르 장관은 "알님르가 사우디의 안보를 위협한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알님르는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종교 학자"라며 "그는 사람들을 선동·모집하고, 사람들을 위해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데 연루됐다. 또 무고한 사람들을 숨지게 한 경찰서 공격에도 개입했다"고 말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47명을 하루에 모두 처형해 충격을 준 것에 대해선 "이란은 30년 넘게, 말 그대로 제 멋대로 살인하고 있다"며 자국의 집단 처형을 옹호했다.
그는 "그들(이란)은 매년 수백 명을 처형한다"며 "이것이 그들의 시스템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란은 테러리스트를 위해 물자를 공급하고 사람들을 암살해왔다"며 "역내 종파주의를 심고 이슬람 세계를 분열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