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올해 국내 증시 성적표는 +2.4%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연 1.56% 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지수는 1961.31로 마감했다. 2014년 폐장일(1915.59)보다 오른 것이다. 5~6년 만에 박스권을 벗어나는 듯 했던 코스피지수가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올해 증시는 초반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1월2일 1914.24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4월24일 장중 2189.54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5월 들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이어 중국증시 폭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권(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 침체와 북한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지난 8월24일 장중 1800.75까지 떨어졌다.
연초에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했으나 결과적으로 '상고하저(上高下低)'였던 셈이다.
올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G20 국가 중에서는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르헨티나가 36.4%로 1위에 올랐고 이탈리아(13.9%), 독일(10.8%), 중국(10.2%), 프랑스(10.0%), 일본(8.8%) 등의 순이었다.
올해 세계 경제는 국제유가 급락과 그리스 디폴트 사태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겪으면서 전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영향으로 국내증시는 대형주의 타격이 컸다. 코스피에서 소형주와 중형주는 각각 21.1%, 20.1% 올랐지만 대형주는 0.9% 하락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4000억원으로 작년 4조원 대비 35%(1조4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거래량도 작년 2조8000억주에서 올해 4조6000억주로 64% 가량 늘었다.
가격제한폭을 기존 15%에서 30%로 확대한데다 아모레퍼시픽 등 황제주들이 액면분할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정부가 배당활성화 정책을 펼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21개 가운데 의약품(88.1%), 화학(44.7%), 음식료(36.2%)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조선, 해운, 철강 등이 동반 추락하면서 운수창고(-28.5%), 철강금속(-21.0%) 등의 하락폭이 컸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 개인 등 주요 수급 3주체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타법인만 5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등 상장법인의 자사주 매입 증가로 7년 만에 순매수를 보인 것이다.
또 외국인은 4년 만에 3조6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반기 지수약세를 주도했다. 또한 개인은 총 4000억원을 순매도하며 7년 연속 증시에서 이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