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이자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29일(현지시간) 3500만 달러(약 410억 원) 규모의 대선 자금을 본격적으로 풀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계정(@realDonaldTrump)에 "내 대선 캠프는 3500만 달러를 예산으로 갖고 있지만 매우 조금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1등이기 때문"이라며 "이제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 큰 돈을 쓸 거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여태까지 대통령 출마를 위해 거의 아무 돈도 쓰지 않았는데도 내가 1등"이라며 "젭 부시(공화당 후보)는 5900만 달러나 썼다"고 지지율 부진을 겪는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조롱했다.
트럼프 후보는 내년 초 프라이머리(예비 선거)의 막을 열며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할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3개 지역에서 '한 주'에 200만 달러 규모의 선거 광고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는 폭스뉴스에 초기 광고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 관점과 비전을 제시하는 긍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추후 공화당 지도부가 자신을 다른 경쟁 후보들과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고 있다고 느끼면 광고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트럼프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자신은 스스로 선거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강조해 왔다. 선거 자금 모금을 위한 슈퍼 팩(정치활동위원회) 없이 차별화된 운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현재까지 별다른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갖가지 눈에 띄는 발언으로 경선 이슈를 장악하면서 공화당 후보 가운데 압도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통계를 보면 트럼프 후보는 현재까지 선거 운동에 개인 자금 190만 달러와 소액 기부자들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360만 달러를 쓴 것이 전부라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오가는 많은 얘기 중 대부분은 부정적인 것일 테다"라며 "그러나 그가 재정적 관점에서 대단히 효율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