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스라엘 경찰이 결혼식장에서 팔레스타인 아기의 살인에 환호성을 질렀던 신랑과 하객들을 29일(현지시각) 체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루바 삼리 경찰 대변인은 이날 신랑과 하객 3명 등 모두 4명을 불법 무기를 소지하고 폭력을 선동한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객 1명은 이스라엘 보안군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3일 이스라엘 채널10 TV를 통해 공개된 26초 짜리 동영상에서 이들은 생후 18개월 만에 유대인들에게 살해된 알리 다와브샤의 사진을 칼로 찌르며 환호성을 질렀다. 다와브샤는 지난 7월31일 요르단 강 서안의 두마에 있는 집에 있다가 유대교 극단주의자들이 지른 불에 타 숨졌다. 다와브샤의 가족 2명도 이 방화로 목숨을 잃었고 형(5)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객들로 보이는 젊은이들은 스컬캡(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을 쓰고 총과 칼, 화염병을 들어올리며 팔레스타인에 복수하자고 소리쳤다. 이들은 복수를 촉구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지난 24일 이스라엘 채널2 TV는 추가로 결혼식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곳에 유대교 극단주의 지도자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영상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강한 비난을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 동영상을 '증오의 결혼식(hate wedding)'이라고 지칭했다. 우파 정치인들은 이 동영상이 새나가 두마 방화 사태로 조사를 받고 있는 유대교 극단주의자들을 악마로 만들었다며 보안당국을 비난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신랑은 채널10 TV에 "하객들이 600명이나 모여있었고 식장 내부가 매우 붐벼서 하객들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몰랐다"며 "나는 이번 일을 벌이는 데 동의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폭력 사태로 팔레스타인인 130여 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인 20여 명도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