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올 연말 보너스 삭감과 감원의 칼바람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월가에도 오히려 몸값이 오른 직업이 있다.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감독·관리할 전문가들은 월가의 불황 속 호황을 맞았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월가의 인사담당자와 취업시장연구원, 경영 임원들은 2016년 최고의 직업을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국제유가 폭락이 지속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금융위기 이후로 처음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정크본드(투기등급 부실채권)' 시장이 붕괴되는 등 월가에서는 파괴적인 악재를 연달아 견뎌내야만 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를 전문가의 수요는 오히려 높아졌다. 이미 월가의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곳곳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함께 임금인상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노머스리서치LLP의 브라이언 포란 임원은 "한 산업분야가 폭발하면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약 2년 동안 호황을 맞는다"라며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 때 대규모 M&A가 이뤄지면서 구조조정 관련 은행업자들에게는 경이로운 상황이 연출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인수업계에 따르면 2015년 통신과 기술업계 중심으로 체결된 M&A 규모는 4조2000억달러(약 4908조5400억원)에 달한다. 국제유가폭락으로 에너지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임박한 가운데 2016년 예상되는 M&A 규모도 이에 맞먹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노머스리서치의 빈센트 헝 연구원은 훌리한 로키(Houlihan Lokey)와 라자르드(Lazard) 등 구조조정을 전문적으로하는 기업들은 2016년 구조조정 업무를 통한 수익이 약 25%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월가에서 투자 및 자산운용을 담당해온 업체들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지난 3분기 순이익이 각각 18%, 11% 줄어들어 직업보수를 16%, 7% 삭감했다. 모건스탠리도 순이익이 16% 줄어들자 보수를 18% 줄여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