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여성 대원들이 공공 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했다는 이유로 같은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바와바 등에 따르면 최근 시리아 락까의 한 거리에서 IS의 여성 부대 '알 칸사(Al-Khansa)'가 공개된 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을 고문한 뒤 살해했다.
숨진 여성은 거리의 나무 아래에서 칭얼대는 아이에게 젖을 주려던 참이었다. 이 여성은 다른 이들이 수유 장면을 보지 못하도록 부르카로 아이를 가리려 했지만 IS의 감시를 피하지 못했다.
한 락까 주민은 "IS의 이슬람 경찰이 아이를 뺏어서 다른 여성에게 준 뒤 아이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증언했다.
IS를 지지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은 여성이 풍기를 문란하게 했으며 살해당하기 전 고문으로 불구가 됐다고 전했다.
알 칸사는 여성들에게 강력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특별 부대다. 이들은 율법을 조금이라도 어긴 여성들을 적발해 고문하거나 남성 대원들의 성노예로 만든다.
IS가 장악한 락까에서는 이슬람 율법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주민들은 빈번하게 행해지는 고문, 처형 등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IS는 여성들이 남자인 가족의 동반 없이 외출하거나 여행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 청소년 이상의 모든 여성이 몸과 얼굴, 두 손을 완전히 가리는 가운을 겹으로 입게 한다.
복장 규정을 어긴 여성들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산 채로 땅에 매장된다.
IS는 여성의 결혼 여부에 따라 복장의 색깔을 달리 입도록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부녀는 검정색, 미혼자는 흰색, 이혼 여성은 파란색, 과부는 녹색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락까에서 탈출한 한 시리아인 여성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자유가 없다. 발코니로 나가지도 창문 밖을 내다보지도 못한다"며 "향수를 쓰거나 목소리를 크게 내는 여성은 그들이 잡아 갔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자신 역시 알 칸사에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며 "그들은 베일을 통해 내 눈이 보인다며 나를 고문했다"며 "맞든지 채찍질 당하든지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고 회고했다.
알 칸사 대원 중에는 IS 가담을 위해 영국에서 건너 온 영국인 여성 60여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활동 대가로 한 달에 100파운드(약 17만5000원)를 지불받는다고 한다.
지난 7월에는 이라크의 IS 근거지인 모술에서 알 칸사가 17세 소녀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소녀가 가게에서 얼굴 베일을 들고 옷을 구경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