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북한이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레드스타(Red Star)'가 자국민 감시에 특화됐다는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지 '마더보드'는 북한의 '레드스타'는 사용자들을 철저히 감시하면서 감시를 우회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거나 통제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진술을 인용해 최근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부분 컴퓨터에는 15년 전 개발된 마이크로스포트 윈도우XP가 탑재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레드스타'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부터다. CNN머니는 지난해 12월 북한은 자체적 인트라넷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 OS인 '레드스타'를 사용한다고 보도하면서 IT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레드스타의 세부적인 분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드스타'에 대한 분석은 이날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해킹 콘퍼런스인 '카오스 통신회의(Chaos Communication Congress)'에서 두 명의 IT 연구원 니클라우스 쉬스와 플로리안 그루노의 발표로 세상에 공개됐다.
니크라우스 쉬스는 마더보드를 통해 "(레드스타는)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완전히 가동되고 있는 데스크톱 컴퓨터 시스템"이라며 "워드프로세서와 음악재생 프로그램, 파이어폭스를 수정한 브라우저까지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레드스타'가 표면적으로는 애플의 '맥OS X'를 흉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면은 북한의 전체주의 정책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드스타의 가장 주목할만한 기능은 시스템의 모든 변화를 기록하고 감시할 뿐만 아니라 모든 파일에 일종의 워터마크를 새겨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기능은 레드스타를 이용해 사용하거나 열람한 파일뿐만 아니라 레드스타가 탑재된 컴퓨터에 연결된 USB나 SD카드에 저장된 파일에도 적용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레드스타의 파일 추적 기능은 북한에서 USB 등을 통해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는 외국 영화나 음악, 드라마 시장의 단속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 국민이 외부소식을 접하기 더욱 힘들어지는 게 인권 측면에서 가장 시급한 우려 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드스타에는 이 밖에도 자체 방화벽과 강력한 보안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특히 레드스타를 개발자의 허락없이 파일추적이나 방화벽 등 핵심기능을 조작하려 하면 컴퓨터가 재부팅이 자동으로 재부팅되거나 오류·경고 메시지가 발생하도록 했다.
레드스타의 세부기능이 속속히 드러나자 국제 IT 커뮤니티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그루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레드스타는 파일추적기능은 확실한 프라이버시의 침해이며 유저들이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다"라며 "파일을 열지 않아도 OS가 자체적으로 개인파일을 건드릴 수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자유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개방형 소스)의 가장 유명한 표본으로 들 수 있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레드스타'가 정보의 개방이나 자유와 거리가 먼 기능을 강화했다는 부분에 비난이 들끓고 있다.
그루노는 "북한은 발언의 자유를 상징하는 리눅스 시스템으로 국민을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체 OS를 개발한 곳은 북한뿐이 아니다. 쿠바의 경우 내셔널노바(National Nova)를 개발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자체 OS를 개발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