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해 팔레스타인인 4명 중 1명은 안전한 음식을 먹지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팔레스타인의 식량 안보 상황이 2013년보다 나빠진 실태를 보여준다.
팔레스타인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사회경제적 식량 안보 설문조사(SEFSec)'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의 26.8% 가량인 160만여 명이 불안정한 식량 안보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가자 지구 거주민 중 식량 안보를 보장받지 못하는 비율이 46.7%에 이르렀다. 이는 2013년보다 2%포인트 가량 증가한 수치다. 요르단 강 서안 지역은 이 비율이 16.3%로 조사됐다.
난민촌에 사는 사람들은 안전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비율이 더 높았다. 가자 지구과 요르단 강 서안의 난민촌에서 식량 안보를 위협받는 비율은 각각 45.7%, 29.4%로 집계됐다.
특히 가자 지구 도심가에 사는 사람들이 교외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외 지역은 실업률이 도시보다 낮았고 사람들이 농작물을 기르는 등 먹거리를 직접 마련해 도시민들보다는 나은 상황에 놓여있다. 농작물은 직접 먹거나 시장에 내다 팔아 수익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 UNRWA는 통계 발표 이후 긴급 보고서를 내고 가자 지구의 식량 안보가 위협받는 주요 원인이 실업률과 식자재 가격 상승이라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팔레스타인인 실업률은 2013년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실업률은 계속 증가해 올해 3분기 기준 42.7%로 집계됐다. 식자재 값은 지난해 5~8월 사이 1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UNRWA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통제하는 것도 식량 안보를 취약하게 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사람·물자 통행을 9년째 제한한 결과 가자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생계를 꾸리는 데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통계청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2009년부터 매년 1차례 팔레스타인 내 식량 안보 상황을 조사해왔다. UNRWA도 설문조사에 협조한다. 조사 결과는 팔레스타인의 가난과 식량 소비, 경제 탄력성 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