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슬로베니아가 동성결혼 인정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국민투표가 20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에서 슬로베니아 국민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이번 투표는 이미 통과된 동성결혼 합법 법안을 막기 위해 치러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이미 지난 3월 의회의 결정으로 인해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이 법안은 동성 커플에게 결혼할 수 있는 권리, 입양을 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톨릭 교회의 지지에 힘입은 보수층은 법안을 무효화하는 국민투표를 추진했고, 동성결혼 반대 단체인 '위험에 처한 아이들'은 국민투표에 부치는데 필요한 4만명의 서명을 얻었다.
슬로베니아 헌법재판소는 수개월 간의 숙고 끝에 지난 10월 국민투표를 승인했다.
투표를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측이 약간의 우세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이 거부되려면 170만 유권자 중 20%가 반대표를 던지면 가능해진다.
한편 이번 투표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동성 커플에게 허용했던 법적 지위를 다시 거둬들이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는 20여개 국에 이른다. 2000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노르웨이, 미국 37개 주 등 주로 서구권 국가에서 동성 결혼이 인정된다.
올해는 아일랜드가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국민 투표를 통해 동성 결혼을 허용했다. 미국의 경우 대법원이 지난 6월 동성결혼을 합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