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집권 국민당이 제1당의 자리를 지켜냈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하고 신생정당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가 약진하면서,이제 스페인 정치는 다당체제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현지언론 엘파이스, RTVE,AP통신 등에 따르면, 96% 개표 현재 집권 국민당은 29%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121석을 확보하는데 그쳐 하원 총 350석의 과반인 176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국민당의 현재 의석 수는 186석이다.
제1야당 사회당은 9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긴축을 내세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극좌성향의 신생정당 포데모스는 69석, 중도우파 성향의 시우다다노스는 4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창당한 포데모스와 2006년 창당한 시우다다노스가 의회에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밖에 군소정당들이 28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표에 앞서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국민당이 26.8%,포데모스 21.7%, 사회당 20.5%, 시우다다노스 15.2%의 득표율이 예상됐다.
이번 총선 결과,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체제가 무너진 후 30여년동안 유지돼왔던 우파 국민당과 좌파 사회당의 양당구도가 무너지면서 스페인 정치는 이제 4당 체제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마드리드의 포데모스 당사 앞에서는 수많은 젊은 지지자들이 당의 상징색인 보라색 풍선을 들고 총선 결과에 열광하고 있다. 이니고 에레혼 당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이제 스페인은 변화했다"며 "많은 국민들이 전통적인 정당들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페인의 양당체제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개표가 마무리되는대로 제1당 국민당과 제2당 사회당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피말리는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스페인 의회는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시한을 따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당이 연정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는 불안한 소수정권을 출범시키거나, 사회당에 정권을 넘길 수도 있다.
국민당보다 사회당이 포데모스나 시우다다노스와 손잡을 확률이 더 높은 편이지만,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 모두 기성정치와의 단절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과연 연정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