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첫 지방선거에서 반(反)이민 기조를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던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완패했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지방선거 2차 결선투표에서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1차 선거를 지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Ipsos, Ifop, TNS소프레스원포인트의 출구조사에서 우파 제1야당인 공화당과 집권사회당이 13개 지역 선거구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전선은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보수와 진보 양쪽의 유권자들은 반 이민 정당을 막기 위해 함께 뭉쳤다. AP통신은 13개 지역구에서 모두 대패한 것을두고 "국민전선이 붕괴됐다"고 표현했다.
이날 2차 결선투표에서는 공화당이 전국에 걸쳐 40%의 지지율을 얻으며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집권사회당은 30%, 국민전선은 28%의 득표율을 각각 얻은 것으로 TNS소프레스원포인트는 예측했다.
2차 결선투표의 공식 개표결과는 현지시간으로 14일 아침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율은 2010년 지방선거(43.4%)에 비해 7% 높은 50.4%로 집계됐다.
르펜 대표는 북부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 선거구에서 약 42%를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자비에 베르트랑 전 노동장관의 득표율은 57%로 르펜 대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르펜 대표의 조카딸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 하원의원은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선거구에 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45%를 얻는데 그쳐, 55%의 지지를 얻은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에 패할 것으로 나타났다.
르펜 대표와 국민전선(FN)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와 유럽 난민 위기 이후 확산된 반이민 정서에 편승해 1차 선거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유권자들은 결국 전례없는 승리를 안겨주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된 뒤 베르트랑 전 노동장관은 "이번 선거는 프랑스에 용기라는 교훈을 남겼다"며 "우리는 국민전선의 전진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을 국민전선 당 본부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본 르펜 대표의 지지자들은 야유를 보냈다. 베르트랑 전 장관의 득표율은 1차 투표때 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르펜 대표는 13개 지역구에서 모두 완패했음에도 국민전선 지지자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파이팅할 것을 약속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아무 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전선은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28.14%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하면서 13개 선거구 중 6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국민전선의 뒤를 이었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집권사회당은 가장 낮은 지지율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