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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특집]‘농약사이다’ 할머니 무기징역…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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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 국민참여재판 막 내려…직접증거·동기규명 못내 논란

[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박모(82·여)씨가 1심에서 재판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 받으며, 치열했던 국민참여재판이 막을 내렸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손봉기)는 11일 제11호 법정에서 열린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박씨에게 6명의 할머니를 숨지거나 중태에 빠뜨린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의 결과가 중하고,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며“살아남은 피해자들과 함께 유족들에게도 평생 지울 수 없는 정신적인 고통을 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박씨의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앞서 검찰이 최종 의견진술에서 구형한 처벌과 동일한 '무기징역' 의견을 제출했다. 방청석에 있던 박씨의 가족들은 재판부의 선고를 듣고 울음을 터뜨리거나 고함을 지르며 "당신들은 상식도 없다. 증거는 너네들(검·경찰)이 만들었지"라며 억울하다는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또 일부 가족들은 "끝까지 가겠다", "항소는 당연하다"고 소리치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한 항소심을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재판부 “박씨, 진술 오락가락…설득력 없어”

재판부는 "다른 피해자들이 자는 것으로 알아 구조요청을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증상 발현 시점에는 다른 피해자도 증상 발현 가능성이 커 피해자가 자는 것으로 봤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의 옷, 전동차, 지팡이 등에서 발견된 메소밀(21곳)은 범죄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는 피고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신모씨가 마을회관 앞에서 1차적으로 구조된 이후 회관 문을 잡고 서 있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2차적으로 마을 이장 황씨가 사태를 확인하고 신고를 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19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을 부르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사 초기 단계부터 진술을 번복하는 등 객관적인 증거를 비춰봤을 때 피고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은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도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배심원단 평의·평결 절차를 앞둔 최종 진술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눈으로 똑똑히 안보고 순경이 잡아넣었다. 이게 제일 억울하다"며 "범인이 아니라서 곧 나갈 줄 알았다. 억울해서 잠을 못 잤다"고 밝혔다.

◆검찰 “박씨, 범인 확실해…의도적인 범죄”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게 이번 사건의 피의자 박씨에 대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무기징역(몰수형 포함)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 박씨가 사건 발생 당시 입었던 흰색 저고리(상의)와 꽃무늬바지(하의), 지팡이, 목장갑, 전동휠체어 등 21곳에서 농약(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점, 범행 은폐 정황이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놀이를 하다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진술 등을 주요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의 설명과 추론에 따르면 박씨는 사건 전날 마을회관에서 피해자 민모(84·여)씨와 화투를 치다 다퉜고, 이에 민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다음날인 7월14일 박씨는 집에 있던 메소밀(농약)을 박카스병에 옮겨 담는다.

박씨는 평소보다 일찍 마을회관으로 떠난다. 박씨는 평소와는 달리 곧바로 마을회관에 가지 않고 다른 길을 통해 민씨네 집에 들러 민씨의 회관 방문 여부를 확인한 후 먼저 길을 나선다. 이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 민씨가 회관에 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후 박씨는 마을회관 냉장고에 있는 사이다 페트병에 농약을 담고 박씨를 제외한 할머니 6명은 이를 마시게 된다. 피해자 중 가장 어린 신모(65·여)씨가 머리가 어지럽고 이상증세를 보이며 밖으로 뛰쳐나갔고 박씨도 그를 따라 회관 앞으로 나간다.

신씨의 모습을 본 마을 이장의 부인 이모씨는 신씨가 중풍에 걸린 것으로 착각해 119를 부른다. 박씨는 이씨와 긴급구조대원에게 신씨가 사이다를 마시고 저런다는 말을 하지만 마을회관 내부에 다른 할머니들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는 않는다.

또 박씨는 긴급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평소에는 항상 열려 있던 마을회관 문을 닫는다. 이후 이씨에게 신씨의 상황을 들은 마을 이장 황씨가 마을회관을 방문한다.

황씨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3년, 2014년까지 매년 식중독 사태가 일어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회관에 들러 닫혀 있는 대문을 열고 문 손잡이를 잡고 있는 박씨가 함께 달려 나온다.

검찰은 박씨의 이같은 행동 역시 범행 은폐 행위로 보고 있다. 박씨는 1차 구조대가 떠난 뒤 황씨가 신고를 할 때까지인 50여분 동안 별다른 신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피해자들이 거품을 뿜어내며 고통스럽게 의식을 잃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소리다.

지난 3년 동안 식중독 사건이 여러 번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박씨가 해당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도 검찰의 의심이다.

검찰은 메소밀(농약) 성분이 들어간 뚜껑이 없는 박카스 병과 '동부메소밀 농약병'이 박씨의 집 마당에서 발견된 점을 결정적인 단서로 봤다.

박씨의 자택 내부에 있던 마시지 않은 박카스 병과 쓰레기통에 있던 박카스 병,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입수한 박카스 병 등을 포함하면 모두 10개(한 박스)가 되고 제조일자까지 동일한 '한 박스에 담겨있던 제품'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박씨네 집에서 압수된 농약 성분이 들어있던 박카스 병은 뚜껑이 없어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사이다병의 뚜껑(박카스 뚜껑)이라는 이야기도 성립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씨의 옷과 지팡이, 전동차 등 21군데에서 메소밀 성분이 광범위하게 검출된 것은 박씨가 농약을 박카스 병에 옮기거나 사이다에 농약을 섞는 과정에서 박씨의 손에 농약이 묻었고, 결국 나머지 물건에도 성분이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대한 논리로 마을회관 바닥에 있던 이물질(구토물 등 액체) 증거 7곳에서는 메소밀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의 구토물에서 메소밀이 나왔다면 바닥에 있는 구토물 증거물에서도 메소밀이 나와야 말이 된다"며 "그래야만 박씨의 바지 주머니 안쪽 등에서 검출된 메소밀 성분에 대한 설명도 납득이 된다"고 언급했다.

또 "박씨가 메소밀 성분이 손에 묻어 옷 등으로 옮겨간 이유가 휴지와 걸레로 피해자들의 구토물을 닦아줬다고 주장하는 것이 진실이라면 휴지에도 메소밀 성분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박씨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했다. 오히려 직접 증거가 없는 검찰이 박씨가 한 언행 모든 것에 목적이 있어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심리학적 확정편향'이 있다고 반박했다.

◆5일간 진행된 국민참여재판…검찰·변호인단 '치열한 법적공방'

이번 국민참여재판은 지난 2008년 1월 국내에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장기로 진행됐다.

이는 지방법원 관할 구역에 사는 만 20세 이상 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한 배심원들이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제도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이번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핵심 쟁점을 놓고 연일 공방을 벌였다. 양측의 치열한 대립으로 일정이 밀려 자정이 넘어서야 재판이 끝나기도 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에 신고자, 피해자, 마을 주민, 행동분석 전문가, 사건 수사 경찰관, 외부 전문가 등 모두 16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양측이 제출한 증거 자료는 580여 건에 달했다.

참여재판은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검찰 공소사실 설명, 서류증거 조사, 증인 신문, 피고인 신문, 검사 의견진술, 피고인과 변호인 최종 의견진술, 배심원 평의·평결, 판결 선고 등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박씨는 지난 7월14일 오후 2시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살충제)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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