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국제유가 폭락으로 석유생산 업체들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호황기가 장기화되는 호재를 맞았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국제유가가 1년 넘도록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국제석유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미국의 석유 소비자들은 전례 없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서비스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국적인 휘발유 평균가는 1갤론(약 37.85리터)당 2.03달러(약 2400원)이며, 이미 미국의 13만개 주유소 중 3분의 2에 달하는 곳은 이미 휘발유를 갤런당 2달러보다 싸게 판매하고 있다.
미국 석유가격정보원은 이번 겨울에 외출차량이 줄어들면서 휘발유 가격이 최저 1.7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난방유 가격도 저렴해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이번 겨울에 가구당 평균 1360달러의 난방유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겨울보다 493달러 낮은 수치다.
매년 고정비용으로 발생하던 휘발유와 난방유의 부담이 줄어들자 미국 시민들의 소비능력이 대폭 늘어나면서 유통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무디스의 스콧 호이트 소비자경제 담당 선임이사는 "유가가 싸지면서 소비자들이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됐다"며 "이는 연말 기간에 맞춰 유통업계에 추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렴한 휘발유 가격에 힘입어 연비가 낮은 대형 차량 판매량도 급증해 미국에서 판매된 SUV 차량은 2012년 11월보다 약 4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제 기준유인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 거래일보다 0.35달러(0.9%) 떨어진 배럴당 37.16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