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달 미얀마 총선에서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당(NLD)의 압승을 이끈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지난 4일 자신을 15년 간 가택연금시켰던 전 군부 독재자 탄 슈웨와 비밀리에 회담을 갖고 내년 3월 출범할 미얀마 새 정부에 대한 군부의 협력을 약속받았다고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6일 보도했다.
수지 여사는 탄 슈웨와의 만남에서 "복수는 국가를 위태롭게 할 뿐"이라며 먼저 화해를 제안했으며 "군부와 협력해 미얀마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협의하겠다"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 슈웨도 이에 화답해 "수지 여사가 미얀마의 미래 지도자라는 점은 이제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가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협력을 약속했다.
NLD의 고위 지도자 윈 흐테인은 수지 여사가 회담 후 "탄 슈웨 역시 민주주의가 미얀마에 뿌리를 내리는 것을 지지한다. 그와 나는 미얀마의 민주주의 초석을 다질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지 여사는 이보다 이틀 전인 2일에도 민 아웅 흘라잉 군 참모총장을 만나 회담을 가졌었다.
NLD가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해 내년 NLD의 새 정부가 출범하지만 새 정부는 개헌을 통해 군부의 일정 지분을 확보한 군부와 권력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윈 흐테인은 탄 슈웨가 지난 2011년 퇴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와 군부에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수지 여사가 그와 회담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수지 여사가 아직도 군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탄 슈웨로부터 협력을 약속받음에 따라, 수지 여사의 대통령 취임을 가로막고 있는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란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향후 미얀마 군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