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가 시리아 전역에 방치한 시신 때문에 '살 파먹는 벌레(flesh eating bug)'가 창궐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쿠르드 적신월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리슈만편모충증에 감염됐다는 사례가 시리아 전역에서 500건 넘게 보고됐다.
리슈마니아증이라고도 부르는 이 질병에 걸리면 2~3㎛ 크기의 리슈만편모충이 살 속으로 들어가 세포질 안에서 분열과 증식을 반복하며 피부를 갉아먹는다. 리슈만편모충은 '모래파리(sandfly)'라고 불리는 흡혈성 파리가 옮긴다. 한국에서는 법정전염병 제4군(국내에서 새로 발생하거나 국내로 유입될 것이 우려되는 해외 감염병)에 해당한다.
쿠르드 적신월사 소속 딜카시 이사는 "IS가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고 그들의 시신을 거리에 버려둔 것이 리슈만편모충증에 빠르게 퍼진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내에서 활동하는 한 쿠르드족 반군은 "예전에는 이 질병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이 질병은 탈 하미스와 혼, 코사 등 교전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전했다.
리슈만편모충증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시리아 국민들은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이 질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년 넘게 이어진 내전 때문에 시리아 보건 체계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WHO는 시리아 내 공공병원의 58%가 파괴됐고 시리아 국민 1300만여 명이 인도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호소했다.
WHO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에서 질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료 물품을 사전에 배치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어려움은 늘어나고 있고, 4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시리아의 보건 체계는 악화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