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난 11월 8일 실시된 미얀마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었던 아웅산 수지 여사가 총선 후 한 달 만인 2일 테인 세인 대통령을 만나 평화적인 정권이양 절차를 논의했다.
대통령실의 예 흐텃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치 여사가 이날 아침 수도 네피도의 대통령 관저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45분가량 면담했다고 밝혔다.
예 흐텃 대변인은 “두 사람 간 대화의 주요 포인트는 새로 구성되는 정부에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하는 것이었다”며 “향후 상호 협력에 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에서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연합(NLD)은 총 657석(군부 의석 포함)인 상하원 의석 중 59%를 확보했다. 이로써 NLD는 단독 정권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NLD는 지난 1990년 총선에서 82%의 득표율로 압승했으나 군부가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아 집권에 실패했다. 이번에도 여전히 실권을 쥐고 있는 군부의 협력이 없으면 평화적 정권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미얀마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 뿐 아니라 주요 각료 자리까지 차지하는 권한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인 대통령과 군부는 총선 후 잇달아 평화적인 정권교체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실제로 이번에 세인 대통령이 수지 여사를 만남으로써 순조로운 정권교체에 대한 전망이 한층 밝아진 셈이다. 수치 여사는 또 군부 실세인 민 아웅 흘라인 군 최고사령관 겸 육군원수와도 만날 예정이다.
지난 총선에서 선출된 의원들은 2016년 1월 새 의회를 구성하게 된다. 새롭게 구성된 상하원은 내년 2월 신임 대통령을 선출한다. 테인 세인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