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스라엘 인권단체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사법 절차 없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사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팔레스타인인들의 죽음에 대해 침묵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입장을 밝히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빗셀렘(B'Tselem)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서신을 보내 "이스라엘이 강경책을 쓴 뒤 팔레스타인인들은 더이상 위협적이지 않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도구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영국의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빗셀렘은 "이스라엘 정부는 군인과 무장한 시민들이 판사는 물론 형 집행관의 역할까지 하는 것을 허용하고 장려한다"고 비판했다.
2달 넘게 계속된 이·팔 폭력 사태에서 이스라엘 군은 자신들을 포함한 이스라엘인을 흉기로 찌른 팔레스타인인들을 사건 현장에서 사살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인이 먼저 공격했기 때문에 총으로 쐈다는 '정당방위'식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법이 정한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사형을 집행하는 셈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는 흉기를 들고만 있었고 공격은 안 했는데도 이스라엘인들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빗살렘은 특히 지난 23일 이스라엘 군이 사살한 14세, 16세 팔레스타인 소녀들의 사례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촌지간인 소녀들은 이날 오전 예루살렘에서 70세 노인의 등을 가위로 찔렀다가 현장에서 사살됐다. 소녀들은 그가 이스라엘인이라고 생각했으나, 팔레스타인 노인을 잘못 본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 미디어에는 당시 사건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퍼지고 있다. 영상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스라엘 남성 2명이 부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소녀들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빗살렘은 "사형 제도는 60여년 전에 이미 이스라엘 법에서 폐지됐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을 현장에서 사살하는 행위를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