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영국 의료진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련의(Junior Doctor)들이 총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영국 의료계가 위기에 빠졌다.
19일(현지시각) 텔레그래프는 이번 파업으로 전역에서 최대 10만건의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됨에 따라 영국의 대표적인 의료 복지체계인 국민의료보험(NHS)에 "불만의 겨울(Winter of Discontent)"이 도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사회(BMA)에 따르면 98%의 압도적인 지지로 결정된 이번 수련의 총파업은 오는 12월1일을 시작으로 8일과 16일 총 3일간 진행될 계획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하루평균 3만건의 수술이 이뤄지고 외래환자 진료도 7만5000건이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수련의들의 파업은 앞으로 몇 달간 환자관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파업은 영국 정부가 2012년 새로운 수련의 계약안을 제안한 이후 양측 간의 갈등이 악화되면서 이뤄진 결정이다. 특히 수련의들과 보건당국은 주말근무 조항에 대해 팽팽하게 맞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포터 BMA 대표는 "의료 서비스에 지장을 주게 돼 유감스럽지만, 정부는 의사들을 혹사시켜 오히려 환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계약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정부가 환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의사들이 과로로 지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면 협상을 재개할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제러미 헌트 영국 보건부 장관은 "주말에 환자 사망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에 주말근무 확충은 꼭 필요하다"며 "주말근무 수당으로 임금이 인상될 수 있는 계약을 제의했지만 BM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번 총파업 결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환자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보건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은퇴한 고문 의사와 자원봉사자에게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수련의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니얼 딕슨 종합의료협의회 대표는 "의사들의 파업으로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이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경우 우리는 법규에 따라 조사하겠으니 파업결정의 정당성을 증명할 준비가 돼 있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브루스 키오 NHS 의료실장은 BMA에게 "지난 프랑스 테러 이후로 영국에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파업 중에도 신속하게 복귀해주길 바란다"며 환자의 생명을 우선순위로 둘 것을 부탁했다.
수련의들은 파업 기간인 12월1일에는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치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응급치료실 근무를 유지하고, 8일과 16일에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수련의들은 다른 의료진이 공백을 메울 수 있는지 확인한 뒤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