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지금 추세대로 지구 기온이 상승할 경우 2100년쯤에는 티베트 영구 동토층의 81%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현재 기온보다 4도 이상 오를 경우 ‘지구의 지붕’인 티베트 만년설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19일 중국과학원(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 CAS) 산하 티베트고원연구소(the Institute of Tibetan Plateau Research, ITPR)의 보고서를 인용해 티베트 지역의 빙하와 영구 동토층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티베트 일원에서 온대기후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영구 동토층은 점점 고산초원으로 바뀌고 있다. 1960~2012년 사이 티베트 고원 지역의 연간 평균 기온은 0.3~0.4도 정도 상승했다. 이는 세계 평균 상승치의 두 배에 해당한다.
ITPR의 쉬 바이칭 연구원은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상은 비단 티베트 고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는 공통의 위기다. 알프스와 안데스, 킬리만자로의 빙하는 훨씬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티베트 고원의 오염정도는 북극 수준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지난 1950년 이후 티베트 고원의 대기오염 물질은 200% 증가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매연과 유기적 오염 물질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북극이나 알프스의 수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중국의 공장과 가정에서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매연, 농장 및 광산 등에서 쏟아내는 다량의 오염원들이 티베트고원에는 우려할 만큼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보고서는 농업과 목축, 광산, 도시화 등 인간의 활동이 티베트 고원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수긍하고 있다. 티베트 지역 광산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마구잡이로 처리하는 것도 토양 오염을 불러오고 있다.
티베트 자치정부는 환경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2006년 1월 이 지역의 사금 채취를 금했다. 2008년 1월에는 사철(砂鐵)의 채취도 금했다. 정부의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2010년 이후 40개의 광산회사들이 문을 닫았다. 정부가 요구하는 환경표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2 010년 현재 티베트 지방 정부는 광산허가 지역을 749.62㎢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전체 티베트 지역의 0.1%도 되지 않는 규모다.
칭하이성(靑海省)과 티베트 간 철도 공사를 할 때도 환경영향을 고려했다. 열차가 개통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주변의 자연 생태 여건은 아주 건강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쉬 바이칭은 “교통과 관광, 광산업 등은 불가피하게 티베트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티베트 지역은 주로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지역 산업은 오염원 배출이 적은 서비스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이번 연구는 티베트자치구 내 해발 4500m 이상의 120만㎢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중국과 미국, 스웨덴, 캐나다 등 출신의 전문가 70여명이 이 조사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