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12억9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폭탄을 판매하도록 승인했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미들이스트아이 등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국방안보협력처(DSCA)는 이날 의회에 모두 1만3000발의 레이저유도탄(LGB)과 기타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고 통보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은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타깃으로 공격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 우방국인 미국은 이번 폭탄 판매가 반테러 작전에서 사용된 폭탄 재고를 채워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테러 여파가 중동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반테러 전쟁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대외군사판매(FMS)를 담당하는 DSCA는 사우디의 요청으로 이번 폭탄 판매를 승인 통보했다. 의회가 30일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사우디에 폭탄을 판매하게 된다.
미국이 사우디에 판매하는 폭탄에는 보잉사(社)와 레이시언사가 만든 스마트폭탄인 합동직격탄(JDAM)과 GBU-10·GBU-12 페이브웨이 LGB 등이 포함돼 있다.
JDAM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일반 폭탄 끝 부분에 장착한 미국의 정밀유도폭탄이다. 날씨가 나쁘거나 길이가 멀어도 목표물을 효과적으로 맞출 수 있는 미국의 신형 무기다. JDAM은 지난 2008년 영국에 처음 판매됐다.
페이브웨이 LGB는 지난 2011년 사우디에 판매된 바 있고, 이번에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GBU-10·GBU-12 페이브웨이 LGB는 모두 5200발이 공급되며 이보다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GBU-24 페이브웨이 LGB는 1100발이 제공된다.
일반 폭탄 1만2000발은 500~2000lb(약 220~900㎏)급으로 구성됐다. 미국은 이 외에도 방공호 등을 뚫고 들어가 파괴하는 벙커버스터와 일반 폭탄에 설치해 위성 조종 스마트폭탄으로 만드는 유도키트 수천개도 포함했다.
DSCA는 "사우디에 대한 폭탄판매는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적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며 "사우디의 군사 방어력을 높이고 해당 지역에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이번 무기 판매에 대해 비공식 브리핑을 한 바 있다. 지난 7월 핵 합의 이후 시아파 맹주국인 이란과 경쟁하는 사우디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무기 판매가 그 일환이라는 얘기다.
반면 유엔과 인권단체들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의 예멘 공습이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며 비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