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4 (수)

  • 구름조금동두천 2.7℃
  • 흐림강릉 8.3℃
  • 맑음서울 5.9℃
  • 흐림대전 3.9℃
  • 구름많음대구 7.4℃
  • 흐림울산 8.0℃
  • 흐림광주 4.9℃
  • 박무부산 9.1℃
  • 흐림고창 5.2℃
  • 흐림제주 9.6℃
  • 맑음강화 4.2℃
  • 흐림보은 2.9℃
  • 흐림금산 3.5℃
  • 흐림강진군 6.1℃
  • 흐림경주시 7.8℃
  • 흐림거제 8.8℃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URL복사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한 매도자에게 직격탄이 된다. 정부의 의도대로라면 투기 수요가 억제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주거 사다리’의 첫 칸조차 밟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직장이나 자녀 교육 문제로 이사를 가야 하는 1주택자들조차 새로운 집을 살 대출길이 막히고, 집을 팔려 해도 매수자를 찾을 수 없는 ‘거래 절벽’에 갇히게 된다.

 

결국 이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부자들은 대출 규제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규제로 인해 시장에 매물이 잠기고, 어설픈 ‘경쟁자’(대출을 받아야 하는 실수요자)들이 시장에서 강제로 퇴장당하니, 그들만의 ‘놀이터’는 더욱 공고해질 뿐이다.

 

어차피 강남 3구는 강력한 수요와 희소성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그들만의 시장이 형성된 지 오래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의 망치를 두들겨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현금으로 거래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 시장은 그들의 논리대로 두는 것이 맞지 않을까?

 

정부가 진정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싶다면, 해야 할 일은 수요를 억누르는 ‘규제’가 아니라, 수요가 원하는 곳에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서울 도심과 핵심 지역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도심 내 공급을 늘리기 위해 흔히 논의되는 구체적인 방법은 용적률 및 층수 규제 완화를 통한 고밀도 개발,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 및 사업성 개선, 서울 시내에 남은 비어있거나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유휴부지 및 저이용 부지를 활용한 주택공급,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충 및 신도시 개발 등으로 ‘직주근접’이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것 등이다.

 

수요는 억누른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규제로 눌린 수요는 언젠가 다른 형태로, 혹은 더 강력하게 폭발하게 마련이다.

 

지금 수요가 있는 모든 지역을 꽁꽁 묶어 사고팔지도 못하게 만드는 것은 ‘시장 안정’이 아니라 ‘시장 질식’이다.

 

진짜 부동산 대책은 시장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규제 카드가 아니라, 시장을 ‘가만 놔두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견강부회(牽强附會)로 들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난 2025 한국시리즈에서 LG트윈스가 한화에 4승1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2년 만의 통합우승(통산 4번째)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10월30일 대전에서 벌어진 4차전에서 7과 3분의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와이스를 성급하게 볼펜진으로 교체해 결국 7대4로 역전패한 한화 감독진의 판단미스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정작 와이스는 자기를 교체하지 말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벤치에 소리까지 질렀는데 안타 한방에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안달이 나 결국 교체해서 그 꼴을 당하고 말았다.

 

이 경기를 보고 있자니 10‧15 부동산대책이 오버랩된다. 강남3구, 마용성, 과천, 분당 그냥 놔두면 되는데 어슬픈 규제로 결국 현금부자들만 노나게 생겼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어도 20억 이상 현금이 있어야 강남에 집을 살 수 있게 만들었으니 그 책임은 나중에 누가 지나.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특집】 시사뉴스·수도권일보 선정 2025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사뉴스 박성태, 강민재, 홍경의, 이광효, 김세권, 우민기, 양용기 기자] 이재명 정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17개 상임위가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했다. 올해 국감은 ‘내란청산’과 ‘민생회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정치적 공방과 민생 현안이 교차한 가운데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사법개혁 논의와 행정부 권한 남용 논란이,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도심 지반침하 및 산업안전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유독 특정 인물들이 주목을 많이 받은 2025 국감은 초반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는 국감기간인 한달 내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는 정책 검증과 정치적 공방이 병행된 채 막을 내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실태를 분석하고 시정을 촉구한 의원들도 있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재난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화려한 한류 문화에 감춰진 어두운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가습기살균제 참사 규정하고 손해배상 책임 기업→기업과 국가로 확대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법률로 규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현행 기업만 지는 것에서 기업과 국가가 공동으로 지는 것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해 이런 것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개정하는 것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행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가습기살균제’란 미생물 번식과 물때 발생을 예방할 목적으로 가습기 내의 물에 첨가하여 사용하는 제제(製劑) 또는 물질을 말한다. 3.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되어 발생하거나 악화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후유증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4.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란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를 입은 사람으로서 제10조제2항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구제급여 지급결정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여기에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추가해 규정하도록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문화

더보기
군복을 입은 음악가의 일상 기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나의 군악대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20대 초반, 용인경찰교향악단에서 군악병으로 복무하며 보낸 2년 2개월의 시간을 바탕으로, 군 생활과 음악가로서의 성장기를 진솔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클라리넷 전공자로 음악적 역량을 한창 키워가야 할 시기에 군 입대를 맞이한 저자는, 군복을 입은 음악가로 살아가며 느낀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연주자로서의 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치열한 시간들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 ‘나의 군악대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군악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일반 병영과는 다른 군악대의 일상, 훈련과 연주가 공존하는 생활, 각종 국가 행사와 공연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은 기존의 군대 서사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한국 군악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읽힌다. 또한 ‘사라진 다롱이 일경’, ‘전설의 고향’과 같은 에피소드는 군대 특유의 긴장감과 허무함, 그리고 웃음을 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