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파리 시내의 공연장과 카페에서 모두 128명이 테러범들의 총격과 자폭테러로 희생된 반면 7만 5000명이 운집한 파리 외곽의 생드니 국립 경기장에서는 구장 바깥에서 1명이 숨지는 것에 그쳤다. 왜 그랬을까?
이 곳을 공격한 자폭테러범 3명은 폭탄이 가득 든 벨트를 두르고 있어 경기장에 진입했을 경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었을 것이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는 경기장 출입구에서의 철저한 보안검색과 신속한 위기 대응, 현대적인 경기장 시설, 공격 테러범들의 작전 실패 등이 엄청난 대량 학살을 막아낸 덕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경기장은 내년에 유러피언 챔피언 경기의 주 경기장으로 유럽과 세계 전역에서 몰려들 수백만명의 팬들에 대비해서 웬만한 국가라면 해 낼 수 있는 최고의 시설과 보안을 자랑하는 곳이다.
1998년 월드컵 대회에서 프랑스팀이 승리함으로써 더욱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경기장은 테러 당일 7만9000명이 초만원을 이루고 프랑스가 독일팀을 이기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만일 한명이라도 테러범이 경기장 안에서 자폭을 했다며 수천명의 사상자가 났을 뿐 아니라 공포에 질린 군중들이 몰려나가며 제2, 제3의 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폭탄은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중 500m 떨어진 경기장 밖에서 터졌고 첫 폭발에서 곁에 서 있던 구경꾼 한명이 죽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나오는데 그쳤다.
테러범중 한 명은 입장권이 없는데도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거절당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경찰관 한 명이 전했다.
경찰의 견해로는 테러범들은 경기장에 들어가려면 보안검색과 몸 수색을 거쳐야 하므로 경기장 진입은 포기한 듯하며 그 대신에 프랑스가 2대0으로 이긴 뒤 몰려나오는 관중들을 향해 폭탄을 터뜨릴 계획이었던 듯 하다.
하지만 폭탄의 시한이 다 되어 두명은 전반전 도중에, 세번째는 하프 타임에 폭탄이 터져 관중들은 안전하게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즐기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추측했다.
따라서 테러범들의 대량 살상 공격작전은 실패한것이며 계획도 허술 했던 것 같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테러사건 발생 직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관객들을 대피시키기 보다는 경기장 안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축구협회의 조언을 받아들여 관객들이 경기장 안에서 계속 관전을하도록 결정했다고 엘리제궁 대변인이 말했다.
관객중 13세 아들과 함께 축구경기를 보러왔던 블레이 비랄 모코노는 경기장의 D게이트 맞은 편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범인으로 보이는 "깡마른 얼굴에 턱수염을 기른 남자"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 남자는 땀에 젖은 피곤한 얼굴로 두손을 세면대에 담근채 거울을 보고 있었으며 모코노는 다시 밖에 나와 샌드위치를 살 때 다시 그를 보았고 잠시 후 엄청난 폭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고 증언했다. 그는 광대뼈에 파편을 맞고 청력을 상실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잠시 후 공포에 질린 관객들이 몰려나오면서 부딪치고 밟히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그래도 3명의 자폭 테러범에게 살해된 사람은 1명에 그쳐 경기장의 테러는 실패로 끝났다.